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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엽서시 Mar 21. 2017

겨울 나무

오직 핏속으로 뼛속으로 차오르는 푸르름만이

그 겨울의 신념이었다.

한 점 욕망의 벌레가 내려와

허리 묶은 동아줄에 기어들고

마침내 겨울나무는

애착의 띠를 뜯어 쿨럭이며 불태웠다.

살점 에이는 밤바람이 몰아쳤고

그 겨울 내내 뼈아픈 침묵이

내면의 종울림으로 맥놀이 쳐갔다.

모두들 말이 없었지만 이 긴 침묵이

새로운 탄생의 첫발임을 굳게 믿고 있었다.

그해 겨울,

나의 패배는 참된 시작이었다.

                                                               <그해 겨울나무 3연 >中, 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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