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의 관계
평소처럼 지인과 대화하던 중 문득 내가 쓰는 말에 변화가 있음을 깨달았다.
나는 원래 '아마도', '같아요' 등과 같은 모호한 표현을 자주 사용했었다. 매사에 확신이 부족한 편이라 그렇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애매한 표현 대신 '~입니다', '그렇습니다', '맞습니다' 등 확신의 언어를 사용한다.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말투의 변화가 글쓰기와 관련이 있음을.
사진작가에게 보정이 있다면, 글 쓰는 사람에겐 퇴고가 있다. 쓴 글은 반드시 퇴고한다.
퇴고란, 초고를 수정, 보안 및 정리하는 과정을 말한다. 퇴고를 거치면 완전히 새로운 글이 되기도 한다. 그만큼 꼭 필요한 과정이다.
이때, 오타 외에도 검토해야 할 부분이 있다.
애매모호한 문장은 없는가?
자기 주관이 잘 담겼는가?
반복적으로 사용한 단어가 없는가?
대표적인 예로,
내가 자주 사용하던 '~같아요'가 있다.
오늘 날씨가 참 좋은 것 같아요.
이거 좀 맛있는 거 같아요.
저 배가 아픈 것 같아요.
이처럼 '같아요'는 모호하고 자기 주관이 없으며,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꼭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자주 사용하면 문장의 힘이 약해진다. 문장력이 약해지면 우유부단해 보인다. 우유부단한 글은 신뢰성이 떨어진다.
퇴고 시, 보다 명확하게 의미 전달이 되도록 수정해야 하는 이유이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말까지 잘하는 건 우연이 아니다. 말과 글은 사실 긴밀한 사이이다.
생각을 활자로 표현한 것을 글이라 하고,
생각을 소리로 표현한 것을 말이라 한다.
글이든 말이든 생각을 잘 해야 한다.
그동안 퇴고하며 함께 다듬어진 생각이 말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결국, 글을 다듬는 건 생각을 다듬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