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페이지 한 문장 61

2025.03.02.

by 무무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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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내가 살아있기에 소중하다.


너무 피곤한 것도 내가 살아있기 때문에 겪을 수 있는 것. 잠을 많이 잘 수 있는 것도 내가 살아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 푹 자고 일어나 몸이 회복되는 것도 내가 살아있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것. 내가 살아있기 때문에 겪는다고 생각하면 모든 일들을 다 받아들일 수 있다. 이런 마음으로 <한밤중 달빛식당>이라는 소설을 썼을까. <한밤중 달빛식당>은 말한다. ' 기억을 잃어버리면 살아있어도 기쁘지 않답니다. 나쁜 기억도 좋은 기억처럼 소중하게 간직하세요. '


<한밤중 달빛식당>은 학급 아이들과 온책 읽기로 수업하기 전에 먼저 읽어보려고 집에 가져왔다. 며칠째 너무 피곤해서 책을 책상 위에 올려만 뒀다. 책 표지에 그려진 여우 두 마리에 눈이 사로 잡힌 우리 아들이 그 책을 가지고 와서 내게 읽어달라고 졸랐다. 너무 졸릴 때 책을 읽어주는 건 정말 괴롭다. 눈은 감기는데 읽지 않으면 아이가 울어버리니, 억지로 졸음을 참아야 하는 건 고문을 받는 일 같다. 하지만 아이 덕분에 그 책을 다 읽고, 반복해서 또 읽는 알찬 하루를 보냈다. 아이는 책 내용을 얼마나 이해했을까. 단지 여우가 사람들에게 나쁜 기억을 받고 맛있는 음식을 주는 장면을 좋아한 걸까. 살아있으니 궁금해지는 것도 많다. 오늘도 나는 살아있다. 지금 나는 살아있지만 오늘은 사랑하는 아드님께 어떤 고문을 받을지, 어떤 사랑을 받을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다. 오늘도 살아있기 때문에 겪는 일이라 생각하며 모든 일을 잘 받아들이며 살고 싶다. 모든 것이 내가 살아있기에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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