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03.
드디어 내가 아닌 나에게서 벗어났다. 새 학년이 시작되기 전에는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아진다. 멋져 보였던 동료들, 배워보고 싶었던 수업 기술들이 떠오르며 3월이 시작되기 전에 익혀야만 할 것 같은 조급함이 생긴다. 이러한 내 마음과 달리 현실 속 내 몸과 정신은 육아에 쏟아야 한다. 실제 살아가는 삶과 내가 꿈꾸는 이상적인 모습과의 괴리가 점점 쌓일수록 내 마음은 괴로워진다. 그래서 2월이 괴로웠다. 스스로 만든 허황된 모습 때문에 괜히 혼자 바쁘고 답답한 마음을 느꼈다.
내일이 개학이다. 개학이 다가오니 붙잡을 수 없는 것들을 놓아줄 수 있게 되었다. 사실 포기한 셈이다. 포기하니 이렇게 마음이 편하다니! 한 아이가 자주 말하던 '포기는 김치 담글 때 하는 말'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떠오른다. 웃을 여유가 생겼다는 징조다. 다행이다. 개학 전, 어떤 내가 되어야 하는지 깨달아서. 나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잘한다고 칭찬받기 위해 가르치는 일을 하는 게 아니다. 본질을 보자. 왜 일하는 가. 아이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사랑해 주고 서로의 삶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기 위해 교사로서 일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잘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착실하게 아이들을 만나면 올해도 잘 보낼 수 있다. 더 무엇을 넣으려고 애쓰지 말자. 지금까지 잘 해낸 나를 믿어주자. 편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만날 준비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