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날이 시작되었다.
새벽이 오기 전,
집 안은 울음과 한숨과 속삭임이 뒤섞인 작은 전쟁터였다.
둥이들은 번갈아 울었고
첫째는 그때마다 깨서
“나도 안아줘!” 하고 떼를 썼다.
아내는 수유하느라 겨우 눈을 뜨고 있었고
나는 둥이 둘과 첫째 사이를 오가며
누구의 마음도 놓치지 않으려
온몸으로 버텼다.
그렇게 둘째 밤이 지나고
셋째 날이 시작되었다.
아내도, 나도
눈 밑이 시커멓게 내려앉았고
어깨는 돌덩이처럼 굳어 있었다.
아침 식탁에 마주 앉았지만
우리는 서로를 제대로 바라보기도 전에
둥이들의 울음이 다시 터졌다.
그 울음은 우리 둘의 마지막 남은 체력까지
순식간에 빨아들였다.
그런데 그 순간,
첫째가 작은 손으로 내 팔을 잡았다.
“아빠… 나 오늘은 안 울 거야.”
그 말이 너무 갑작스러워
나는 잠깐 아이 얼굴을 바라만 봤다.
첫째는
어제보다 조금 더 조용했고
동생들 곁에 앉아
자기 장난감을 살짝 내려놓았다.
하지만, 역시 잠시 뒤에는
장난감으로 심심하다고 칭얼댔고,
음악 장난감을 크게 틀어
둥이들을 깨우기도 했고,
엄마가 동생들 재우면
다시 그 품으로 파고들어
“나도, 나도!” 하며 몸을 비볐다.
하지만 그 모든 장면 속에서
나는 아주 작지만 분명한 변화를 보았다.
부러움과 질투, 서운함과 기대…
그 복잡한 마음속에서도
첫째는 천천히, 정말 천천히
새로운 가족의 모양을 받아들이는 중이었다.
아내는
둥이 한 명을 품에 안고
지쳐있는 얼굴로 웃었다.
“우리… 진짜 다섯이구나.”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아직은 정신없고 힘든데…
그래도 조금씩 맞춰지고 있어.”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둥이 한 명이 울음을 터뜨렸고
수호가 깜짝 놀라 말했다.
“아빠! 빨리! 동생 울어!”
나는 무릎을 굽히며 웃음이 났다.
어제는 울음의 원인이던 아이가
오늘은 울음을 알려주는 아이가 되어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혼란과 감동이 뒤섞인 하루를 지나며
아주 조금씩,
다섯의 리듬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아직도 서툴고,
아직도 힘들지만—
어쩌면 이게
우리가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의 정답인지도 모른다.
이렇게 나는 또, 아빠가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