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blanc - What Moves You, Makes You
나는 손으로 쓰는 것을 좋아하죠.
타이핑은 하지 않습니다.
제 뇌가 작동하는 방식에 따르면
타이핑은 불가능해요 흐름이 막히죠.
- 스파이크 리 -
앞선 글에서 이야기했듯, 광고의 메시지를 핵심 피사체는 제품(Product), 결과물(Output), 사용자(User), 이렇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사용자를 광고에 등장시키는 경우에는 영향력을 가진 '인플루언서'를 기용하느냐, 그와 반대의 '사회적 배우(일반인)'를 기용하느냐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사회적 배우를 기용하는 경우는 각기 다른 성별, 연령, 인종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하는 Apple의 iPhone 5 광고인 <Music Everyday>를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죠.
몽블랑의 새로운 브랜디드 콘텐츠에는 영화감독이자 인플루언서인 '스파이크 리'가 몽블랑의 새로운 앰버서더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스파이크 리는 몽블랑의 제품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이야기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습니다. 그저 자신의 창작물과 그에 대한 태도에 대해 가벼운 목소리와 즐거운 마음으로 이야기할 뿐이죠.
이는 스파이크 리가 몽블랑 제품의 장점을 이야기하는 직선적인 방법보다, 더욱 높은 차원에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전파하는 방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몽블랑을 상징하는 하나의 기호를 꼽자면, 어느 누구라도 '만년필'에 대해 이야기할 것입니다. '만년필'은 누구나 쉽게,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창작활동인 글쓰기를 위한 도구죠. 그렇게 만년필이라는 기호는 '작가(Writer)'라는 기호와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하지만 몽블랑은 'Writer'로서의 작가가 아닌 'Auteur'로서의 작가인 스파이크 리를 섭외했습니다. 모든 창작활동을 직접 쓰는 것(Write)에서 시작하는 스파이크 리는 본인만의 독창적 연출 스타일을 구축한 영화감독(Auteur)이기 때문이죠.
- Writer: 글을 쓰는 사람 (소설가, 각본가 등)
- Auteur: 고유의 독창적 세계관을 통해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 (사진작가, 화가, 영화감독 등)
몽블랑은 작가(Auteur) 스파이크 리를 엠버서더로 선정한 것은 단순히 '만년필'로 상징되던 몽블랑이라는 브랜드를 더욱 넓은 영역으로 확장해나가는 선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쓴다'는 행위를 연상시키는 만년필의 기호를, 모든 창작의 근원으로 만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확장을 이뤄낸 것입니다. 그것도 더욱 깊고, 넓게 말이죠.
브랜드를 대변하는 엠버서더를 선정하는 일. 당장 눈에 보이는 것들로 그 결정을 이뤄내는 것보다 브랜드가 가진 본질을 공유할 수 있는 인물을 섭외할 수 있는 깊이 있는 사고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