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지으려면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건설업체에 맡기는 것과 직접 짓는 것.
구분하면 단순한데
이게 또 자세히 들여다보면 선택이 엄청 어렵습니다.
종합건설업 면허 있는 건설사와 계약하면
제도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나중에 하자 보수를 해주지 않을 때도 보호받을 방법이 있죠.
하지만 지방에는 그런 대형 업체가 잘 없습니다.
그냥 한두 가지 면허를 가진 소형 업체이죠.
그런 업체와 계약을 맺으려면
업체에 대해서도 잘 알아보고
계약 조건도 조목조목 잘 따져봐야 합니다.
아직도 시골에는 뭉뚱그려 "평당 얼마."
이런 식으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은데
공정마다 어떤 자재를 사용해 어떻게 시공할 건지
자세하게 적힌 견적서를 받아보시고 결정하셔야 합니다.
견적 금액이 적게 나왔다고 양심적인 업체란 법 없고
금액 많이 받는다고 야무지게 공사한단 법 없습니다.
시골에서 집 짓는 걸 많이 보면서
시공사들의 문제점에 보는 사람 속이 다 터집니다.
지역업체뿐 아니라
인근 대도시에서 온 건설업체들도 예외는 아니더라구요.
크든 작든 건설업체는 이윤을 남겨야 하니
시공에 직접적으로 들어가는 비용보다는
더 많이 내야 하는 것이 당연하고,
따라서 비용적인 면에서는 직접 짓는 게 저렴할 겁니다.
건축주가 직접 짓는 것을 '직영 공사'라 하는데
이것도 또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저희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짓는 직영과
건축주가 직접 할 수 있는 부분은 직접 하고
못하는 부분은 공정마다 업체를 선정해서 하는 직영.
저희처럼 전 과정을 직접 하는 직영이
당연히 비용은 가장 적게 들지만
장만해야 하는 공구 비용도 적지 않고,
자재 계산이 익숙하지 않아
많은 자재가 남는 경우도 있고,
일하다 자재가 부족해 사러 다니느라
익숙하지 않은 작업하느라 공사기간이 늘기도 합니다.
뭐 공사기간 동안의 생활비가 있고
쉬엄쉬엄 오래 공사해도 괜찮은 분들에게야
그 정도는 별문제 아닐 테지만요.
가장 문제 되는 시공 방법은
부분 부분 업체에 맡기는 것입니다.
업체들은 편한 방법으로 일하려고 하지
남 일할 것까지 고려해주지 않아요.
그래서 다음 공정 고려하지 않고 일해버리면
다음 업체가 왔을 때
직전 업체가 한 작업을 부분적으로 망가뜨리면서 하던가,
자신들이 일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주지 않으면
일 못한다고 가버리던가,
작업하기 힘든 상태를 우회하느라
건축 전반으로 봤을 때는 좋지 않은 방법으로 공사하던가...
그럼 직전 업체가 다시 와서
다음 공정을 위한 작업을 다시 하던가
망가진 부분을 다시 하던가....
그렇게 반복되는 일이 하자 발생은 아니니까
비용은 비용대로 다시 줘야 하고.
건축주가 직접 작업은 못 하더라도 공정 전반에 대해 꿰고 있고
현장에 있으면서 다음 공정까지 고려해 작업 지시를 할 수 없다면
비용과 공사기간이 자꾸 늘어납니다.
그럴 바엔 그냥 건축업체에 다 맡기는 게 나을 수도 있지요.
요즘은 직접 지으려는 분들이 많으신데
비용, 공사기간, 그동안의 생활비, 작업 능력... 등등
두루 생각하셔서 시공방법을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