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전동에서 연남동 리뉴얼까지, 무니토 쇼룸의 진화 기록
2026년 1월 2일, 무니토 연남 플래그쉽 쇼룸이 긴 리뉴얼을 마치고 다시 문을 엽니다.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문득 우리의 첫 공간이 떠오릅니다.
무니토의 첫 쇼룸은 창전동 뒷골목, 15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었습니다.
거창한 인테리어 비용도 없어 셀프로 페인트를 칠하고 가구를 들였던 곳. 사실 그곳은 쇼룸이라기보다 저의 치열한 일터이자 사무실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그 시절이 가장 그립게 느껴지는 건, 그곳이 동네 사람들의 '사랑방'이었기 때문입니다.
지나가던 이웃들이, 그리고 동네에서 함께 하루를 버티던 소상공인들이 장사 고민이 있거나 문득 외로움을 느낄 때 들러 따뜻한 대화를 나누고 가던 곳.
비록 철학은 무르익지 않았을지라도, '공간은 사람을 품어야 한다'는 가장 소중한 가치를 배운 시기였습니다.
그 후 합정동을 거치며 우리는 '기본'을 배웠습니다.
타임리스 소파가 탄생하고 더 많은 고객을 만나면서, 쇼룸은 '도화지'가 되어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화려한 장식 대신 우드 바닥과 화이트 벽으로 마감한 이유도 단순했습니다. 고객이 이 공간에 압도당하는 것이 아니라, 이곳을 보며 "우리 집에 이 소파를 두면 어떨까?" 하고 자신의 공간을 상상하길 바랐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5년 전, 우리는 지금의 연남동에 닻을 내렸습니다.
이곳은 일반적인 가구 쇼룸의 문법을 완전히 거스르는 공간입니다. 보통 가구점은 드넓은 단층을 선호합니다. 그래야 관리하기 편하고, 고객 동선을 통제해 세일즈하기 좋으니까요.
하지만 무니토는 좁고 높은 5개 층의 수직 구조를 택했습니다.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진짜 집의 스케일(Scale)을 경험하게 하자."
광활한 매장에 놓인 소파는 작아 보이지만, 집에 가져가면 거대해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고객이 실패하지 않길 바랐습니다. 아파트나 빌라처럼 구획된 공간, 실제 집과 비슷한 층고와 면적 속에서 가구와 마감재의 조화를 현실적으로 고민해 볼 수 있는 공간. 그것이 고객을 위한 '실패 없는 배려'라 믿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과한 조명 대신 실제 집과 가장 비슷한 4000K(주백색) 조명을 썼습니다.
졸졸 따라다니는 영업사원 대신 각 층에 호출벨을 두었습니다. 아무도 보는 사람 없이 편하게 누워보고 뒹굴어보다가, 정말 도움이 필요할 때만 우리를 불러달라는 무언의 신호였습니다.
그렇게 5년, 무니토는 또 한 번의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과거의 쇼룸이 고객의 상상을 돕는 '기본(Standard)'의 공간이었다면, 앞으로의 쇼룸은 고객에게 취향을 제안하는 '영감(Inspiration)'의 공간이어야 합니다.
"가구만 확인하러 오는 곳은 이제 의미가 없습니다."
이 새로운 미션을 위해, 우리는 다시 한번 최중호 스튜디오와 마주 앉았습니다.
제가 던진 화두는 묵직했습니다.
"단순히 예쁜 쇼룸이 아니라, 무니토의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곳이었으면 합니다. 우리의 다양성을 품으면서도 그것이 극대화되어, 고객들이 문을 여는 순간 강렬한 '영감'을 받아가길 원합니다."
긴 논의 끝에 최중호 스튜디오는 우리의 화두를 관통하는 명쾌한 해답을 제안했습니다.
"대표님, 그렇다면 각 층을 '시대의 다양성'으로 풀어봅시다."
2025년 1년 내내 치열하게 다듬어진 새로운 연남 쇼룸은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1층부터 꼭대기 층까지, 각 층은 서로 다른 시대의 사조를 품고 있습니다. 어떤 층은 브루탈리즘의 냉철함을, 어떤 층은 재해석된 미드센츄리를 보여줍니다.
무니토가 바랐던 '다양성'이라는 추상적인 비전이, 최중호 스튜디오의 해석을 통해 '시대의 여정'이라는 구체적인 공간으로 구현된 것입니다.
단순히 가구를 보러 오지 마세요.
이곳이 제안하는 공기, 음악, 향기, 그리고 무니토와 최중호 스튜디오가 함께 빚어낸 시대의 흐름을 느끼러 오세요.
가장 정다웠던 창전동의 온기를 기억하며,
가장 진화된 연남동의 취향으로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