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3월 학급 생활지도 방법
"3월 한 달 동안은 아이들한테 이빨 보이지 마."
제가 신규교사 때 들었던 얘기입니다.
그 말을 듣고, 웃지 않고 생활지도를 하려고 했었는데요.
한 달을 웃지 않고 생활하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ㅎㅎ
'학생들과 즐겁게 웃으면서 잘 지낼 수는 없나.'
그래서 웃으면서도 학생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고
지금은 저만의 스타일로 3월을 잘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3월 한 달은
중요하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정말 정말 정말*100 중요한 것 같습니다.
꼼꼼하게 생활지도를 해놓아야 하고요.
학급 소속감도 길러줘야 하죠.
단순히 좋은 교사가 되고 싶어서
학생들의 요구를 다 들어주고
풀어준다면 곧 아비규환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학기 초반에 수업 분위기를 해치거나
주변에 피해를 주는 행동은
지속적으로 지도를 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지도를 한다는 것은
혼내라는 것은 아닙니다.
혼내지 않고 지도하는 방법을 써야 하는 데요.
학생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고
행동만 교정하는 스킬을 익혀야 합니다.
만약, 한 학생이 수업시간에 손장난을 하고 있다면,
"00야, 손."
최대한 짧고 간결하게.
그러면 학생이 눈치를 채고 손장난을 멈추겠죠.
그러면 바로 교정된 행동을 칭찬하는 거죠.
"좋아요." "잘했어요."
이런 식으로요.
바르지 못한 행동을 나무라지 말고
옳은 행동을 강화시켜 주기 위해
말하는 데 신경을 쓰게 됩니다.
지도할 때, '선생님은 네가 싫어서 얘기하는 거야.'가 아니라
'선생님은 네가 좋은데 그 행동이 옳지 않아서 얘기해 주는 거야.'가 되어야 하죠.
교사가 이런 마음을 가지고 지도를 하면
신기하게도 학생들은 그 마음을 알아줍니다.
핵심은 어떤 상황에서도 혼내지 않는 것입니다.
어느 날, 여학생이 울면서 남학생을 고자질하면,
신기하게도 감정이입이 되면서 머리꼭지가 열립니다.
확 열려요. 화가 나고 열도 받습니다.
바로 그때, 남학생을 호통치면서 부르거나
불러서 바로 혼을 내게 되면,
그 남학생은 교사와 멀어지게 됩니다.
그 이후로 그 아이는 교사의 말에 반항하게 되죠.
반발하고 선생님을 싫어하는 아이가 된 순간,
절대 선생님 뜻대로 가르치고 지도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여학생에게 고자질이 들어오면
첫 번째로 '행감바'를 했는지 물어보고
선생님이 보고 있을 테니 하라고 합니다.
(행감바: '행동-감정-바람'으로 이어지는 사과받기 방법)
여기서 남학생이 선생님 눈치를 보든 어떻든 사과를 하면 다행입니다.
만약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남학생을 부릅니다.
남학생에게 가장 먼저 해야 할 말은
"선생님은 너를 혼내려고 부른 게 아니야, 너 얘기를 듣고 싶어서 불렀어."입니다.
그러고 나서 상황 확인을 합니다.
"00 이가 선생님한테 와서 속상한 일을 얘기했거든.
근데 선생님은 네가 아무 이유 없이 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왜 그랬는지 얘기해 줄 수 있니?"
남학생을 믿고 있다는 태도로 조심스럽게 상황 확인을 하죠.
상황 확인이 끝나면 공감을 해줍니다.
"아, 그런 상황이면 기분이 나쁠 수 있었겠다.
그런데 기분 나쁘다고 해서 ~~ 행동을 해서는 될까?"
"아니요."
"그럼 그 행동에 대해서는 사과할 수 있을까?
사과하는 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고,
사과받는 건 상대방이 해줄 수 있는 일이잖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해보자."
이런 대화의 흐름으로 진행을 하면 거의 대부분은 해결이 됩니다.
아이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누구 한 명도 감정이 더 상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거죠.
대부분은 둘 다 잘못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고자질을 먼저 했다는 이유로 상대가 혼나야 한다면
'누가 먼저 고자질하나' 내기가 펼쳐진 교실이 되고 맙니다.
3월 초에는 교사가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준비도 많이 했을 시기이기에
준비한 것을 모두 보여주기 위해 집중하다 보면
학생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 있어요.
현란한 수업 자료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 같습니다.
계속 피드백을 주면서
"선생님은 우리를 다 보고 있으니 대충 하면 안 되겠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주면 좋습니다.
교사가 여유가 없으면 그만큼 시야가 좁아지고
자꾸 감정적으로 대응하게 되며 영향력이 작아집니다.
조급하지 않고 욕심을 버려서 학생을 더 바라봐주시면
교실이 한눈에 보이는 순간이 찾아올 거예요!
다음 글에서는 학생들의 소속감을 심어줄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