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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토 Feb 07. 2020

잘나가는 마케터의 비결은, '엉덩이의 힘?'

문토 <전지적 마케팅 시점>, <나 사용설명서> 리더, 신영웅님과의 대화


여기 특이한 이력의 마케터가 있습니다. 

네이버 홍보실과 스타트업 마케팅실을 거쳐 매거진 얼리어답터의 편집장까지. 잘나가는 마케터이자 브랜드 디렉터가 되기까지, 직접 부딛히며 깨달은 비결이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자신을 '가장 세속적인 글을 쓰는 애정결핍 마케터'라고 소개하는 문토 '나 사용설명서', '전지적 마케팅 시점'의 리더, '신영웅' 님의 스토리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가장 세속적인 글을 쓰는 애정결핍 마케터' 신영웅입니다.


Q. 안녕하세요, 우선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인을 '가장 세속적인 글을 쓰는 애정결핍 마케터'라고 소개하는 이유가 있나요? 

저를 소개할 때 남들이 하는 것처럼 ‘그럴 싸한 멋진 말들로만 도배하면’ 누가 관심을 보일까 싶었어요. 저를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 중에 사람들에게 기억될만한 단어를 찾다가 선택했죠.  


Q. 굳이 왜 '세속적'과 '애정결핍'이라는 키워드인가요? 


일상에서 흔히 부정적으로 쓰이는 '세속적'이라는 단어는, 관점을 살짝만 틀어서 보면 그만큼 오랜 시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단 말이기도 하잖아요? 결국 이 단어 속에는 영속성과 대중성이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영속성과 대중성은 마케터에게 중요한 키워드잖아요. 또 ‘애정결핍’을 가진 이들은 필연적으로 타인에게 사랑과 인정을 받기 위해 지속적으로 고민하는 사람입니다. 


애정결핍 중증일수록 제품이나 브랜드를 알리는 업무에 보다 특화돼 있을 수 있다는 게 제 주장이에요. 마케터는 소비자에게 사랑받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행동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믿고요. 

결국 많은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사랑을 받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인 '저'를 소개하기에 가장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Number one 보다 Only one 


Q. 남다른 자기소개만큼 남다른 이력을 가지셨다 들었어요. 


원래 라디오 PD를 꿈꾸며 황금빛 미래를 그린 것도 잠시, 줄기차게 낙방을 경험하며 재빨리 커리어를 전향해 대학원에서 뉴미디어 광고를 전공했습니다. 


첫 시작을 운 좋게 네이버 홍보실(a.k.a 홍보맨들의 3대 지옥)에 들어갔습니다. 애정 결핍 답게 '인정받고 싶은 욕심'에 스스로를 믹서에 갈아 넣는 '셀프 믹서'가 되어 미친 듯이 일하며 말과 글로 브랜드를 어떻게 확장시킬 수 있는지 배웠습니다. 


그 후 돌연 퇴사를 선언. 하루아침에 팔자에도 없던 스타트업 마케터가 됩니다. 중고거래 컨시어지 서비스 '셀잇'에서 맨땅에 헤딩하듯 리브랜딩, 퍼포먼스 마케팅, 콘텐츠 마케팅까지 담당하며 로켓에 올라 탄 스타트업 세계를 온몸으로 체감했죠. 


되돌아보니 참 '프로 이직러' 로 살았네요. (웃음) 


지금도 Number one과 Only one 중 하나만 선택하라면, 망설임 없이 후자를 택합니다. 

마케터로서의 지향점, 'Only one'이 되기 위해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갈증으로 무모한 도전중입니다. 



Q. '홍보맨들의 3대 지옥'이라 불리는 네이버 홍보실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셨나요? 업무 강도가 상상 이상이었을 것 같아요. 


저는 홍보실 막내로 있었기 때문에 주로 홍보실의 일상적인 업무, 실시간 모니터링 +  경쟁사 분석이나 해외 동향 리서치 등을 맡았습니다. 일 잘하는 대단한 선배들 사이에서 '일하는 근육'을 쑥쑥 길렀죠. 


네이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2014년 네이버가 시가총액 ‘TOP4위'까지 오른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미션을 하나 받았죠. 


 “영웅아, 우리나라 기업 중 재벌이나 공기업, 금융기관이 아닌 개인이 만든 기업이 시총 10위 안에 들어간 적이 있는지 체크해줘.”  


인정받고 싶은 욕구에 가득 차 있던지라, 완벽하게 해내고 싶었습니다. 역대 시총 자료를 찾는 것부터 난관이었고 우여곡절 끝에  10GB 짜기 엑셀 자료를 찾았습니다. (10GB짜리 '엑셀'파일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일주일 동안 거의 밤을 새며 10GB 엑셀을 눈이 빠지도록 보고 또 봤죠. 그리고 마침내 다음 한 문장을 자랑스럽게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역사상 재벌 계열사, 공기업, 금융업이 아닌 개인이 창업한 기업이 시가총액 10위 안에 든 것은 네이버가 유일하다.’



온실 밖, '뇌가 열리는 희열'을 주는 일을 찾아서 


Q. 남부럽지 않은 대기업, 네이버를 퇴사하고, 프로이직러의 길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지는데요? 

좋은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며 차근차근 일도 배우고 안정적으로 살아가던 중, 이 말을 듣고 다리가 풀리고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요즘 친구들은 참 몰라. 지금 자기 발밑이 무너져 내이고 있는 걸 말예요. 내일에 있을 행복만 좆는 것 같아.


그런데 그거 알아요? 내일은 항상 내일에 있는 거?"


30년 넘게 가정, 학교, 회사로 이어지는 '안전한 시스템' 안에서 살아온 인생이, 막연한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희생시키는 사람 같았거든요. 


온실 속에서 벗어나, 몸은 죽을 것 같이 힘들어도, 하는 내내 '뇌가 열리는' 일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뇌가 열리는 희열을 주는 일' 제개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일이었습니다. (누가 애정결핍 아니랄까 봐!)



내 브랜드 '업계 최초' 만들기 


Q. 온실에서 벗어나 뛰어든 스타트업 세계는 어땠나요? '셀잇'에서는 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네이버를 과감히 퇴사하고, 중고거래 서비스 '셀잇'에서 스타트업 마케터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실제 스타트업은 뭐가 정말 없더군요. 맨땅에 헤딩으로 본인이 스스로 찾아서 일을 해야 하며, 구체적인 목표와 액션플랜들을 알아서 만들어야 했죠.  


당시 중고거래 시장에는 '중고나라', '번개장터', '당근마켓' 등 경쟁자가 많았습니다. 셀잇만의 색깔을 만드는 리브랜딩이 필요한 시점이었죠. 당시 이런 유저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다른 중고거래는 수수료가 없는데, 셀잇은 수수료가 비싸요" 


그렇습니다. 셀잇은 판매자에게 직접 제품을 받아 제품이 이상 없는지 직접 확인한 후 판매하는 '사기당할 확률이 0%'인 서비스였기 때문에 수수료는 불가피했죠. 때문에 일반적 관점에서 한 발짝 벗어나 '프리미엄 전략'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했습니다. 


서비스를 '중고거래 컨시어지 서비스'로 재정의했습니다. 마케팅적 관점에서 '최초'는 분명 유리한 지점입니다. 셀잇이 최초의 중고거래 서비스는 될 수 없었지만, 최초의 중고거래 컨시어지 서비스로 만들었던 이유입니다. 


그 결과 셀잇은 2015년 카카오 케이벤처그룹에 100억원 규모로 인수되며 새로운 방식의 중고거래 서비스 모델로 자리잡았습니다. 



엉덩이의 힘으로 기른 후천적 재능 


Q. 어떻게 보면 마케터로서의 영웅님의 재능을 늦게 실현하신 케이스라고 볼 수 있겠어요. 

저는 '재능 없는 마케터'입니다.


재능을 후천적으로 길렀어요. '엉덩이의 힘'으로 말이죠. 


마케터의 재능은 결국은 경험에서부터 온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의지는 아닐지언정 어릴 때 부모님이나 자신이 처한 환경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습득된 경험이 그들을 일 잘하는 마케터로 만든 거죠. 


그렇게 어릴 때부터 훈련된 마케터와 경쟁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습니다. 죽어라 고생해서 나름의 스펙은 만들었는데 스킬과 경험이 부족했던 거죠. 마케터로서 쌓여 있는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을 하면서 너무 어려웠어요. 일 잘하는 동료들 사이에서 치이기 일쑤였죠. 


그러나 실력이나 경험이 부족할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엉덩이의 힘'입니다. 무식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더 많이 고민하고, 더 깊게 발굴하는 습관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엉덩이의 힘이 있기에 이제는 어떤 일을 해도 클리어할 수 있을 것 같은 믿음 같은 게 생기기도 했습니다. 


예전 보스가 들려준 말이 있습니다.

"스스로 생각했을 때 더 이상 안 파도 되겠다 싶을 때 한 번 더 파야 해. 그걸 한 10번 정도 해."



잘한 마케팅은 결국 좋은 마케터에서 출발한다고 믿습니다. 


Q. '엉덩이의 힘'으로 이제는 마케팅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모임의 리더까지. 치열한 고민과 경험의 흔적이 엿보이는 것 같아요. 영웅님이 터득한, '좋은 마케터'가 되는 비결을 소개해주세요. 


마케터의 '유능'을 판단하는 합의된 기준이 없기에 '좋은 마케터'의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참 어렵더라고요. 

하지만 그간의 경험으로 만들어 온 나름의 철학 같은 게 있어요. 좋은 마케터란 타깃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아는 마케터라고 감히 이야기하고 싶어요. 


내가 하고 싶은 '아트'를 하는 게 아니라 내 브랜드를 사랑해 줄 타깃을 명확하게 찾아내고 그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나와 나의 이야기를 듣는 모두를 제대로 관찰하고 이해해야 하겠죠?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움직이게끔 해야 하는 일이 마케팅이니까요.



'일잘러' 마케터로 성장하기 위한 네 가지 방법 


Q. 그렇다면 초보 마케터는 어떻게 좋은 마케터가 될 수 있을까요? 사수 없이 맨땅에 헤딩하고 있는 스타트업 마케터나, 이제 막 커리어를 시작한 주니어 마케터에게 비결을 전수해주세요. 


'엉덩이의 힘'이라고 불렀던 저의 네 가지 노력을 알려드릴게요. 


첫 번째, 책을 읽었어요. 


뻔하죠? 뻔하지만 진리기도 하죠. 대신 조금만 더 팁을 드리자면 그중에서도 <마케팅 불변의 법칙>, <러브마크> 와 같은 마케팅 고전을 집중해서 읽었어요. 최근에 나온 책들은 재미있고 쉽게 읽히지만 결국 고전을 바탕으로 파생된 책 들이기 때문에 고전을 먼저 읽고, 반복적으로 읽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두 번째, 버는 족족 돈을 썼어요. 


당황스러우시죠? 앞서 말씀드렸듯이 마케터의 재능은 결국은 경험에서부터 온다고 믿어 저축 대신 경험을 돈으로 샀어요. 좋은 제품을 직접 경험해 보기도 하고, 좋은 공간을 찾아가 보기도 했어요. 빚을 지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많은 경험을 돈과 교환했죠. (그래서 통장 잔고가 늘 바닥이었지만) 저의 피와 살이 되어주었습니다.


세 번째, 제가 했던 일들을 '글'로 정리했어요. 


내 개인의 경험을 제3자가 되어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죠. 뭣보다 경험을 아카이빙 한다는 게 매력적이죠. 그것들이 모이면 본인에게 가장 큰 무기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이러한 노력은 결국 '퍼스널 브랜딩'으로 연결됩니다. 많은 이들이 퍼스널 브랜딩이 어려운 영역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내가 가진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내 키워드를 도출하는 '글쓰기' 과정이 대부분이거든요. 사실 'SNS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디자인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은 이런 작업이 완료된 다음에 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장에 목마른 주니어 마케터라면 글쓰기부터 시작해보세요. 페이스북, 블로그, 브런치 등 무엇이든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분야의 마케터들을 만났어요. 


트렌드 리포트와 마케팅 이론을 달달 외운다고, 좋은 회사를 다닌다고 해서 무조건 일 잘하는 마케터가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그리고 마케터는 혼자 일하는 직업도 아니잖아요. 


그래서 저랑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을 많이 만나러 다녀요. 문토를 하는 것도 그런 이유죠. 제가 '전지적 마케팅 시점' 모임을 연 것도 이런 연장선상에 있어요. 제가 공부했던, 그리고 직접 활용했던 다양한 마케팅 이론이나 심리 효과를 멤버들에게 공유하고 멤버들의 경험과 인사이트를 함께 공유하는 거죠. 이런 교류와 교감을 통해 저도 새로운 영감을 얻어 가고 있습니다. 


위 노력들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더 좋은 마케터'가 되기 위해 끈질기게 '몸빵' 중입니다.

'일 잘하는 마케터'가 되고 싶다면, 저와 함께 몸빵 해보실래요?



"잘나가는 마케터의 생각법이 궁금하다면?"


"남들과 구별되는,

'나'라는 브랜드로 사랑받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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