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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일기
어젯밤 비가 주룩주룩 내렸나 봅니다.
아니면 슬슬 내렸을 수도 있죠.
어쩌면 추우니까 덜덜 내렸을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비가 왔는지, 출근하려고 보니 땅이 다 젖어있습니다.
10월 보다 11월에 가까운 날.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이런 날씨라면 따뜻한 집에서 넷플릭스 보는 게 최고인데요.
그래서 그런지 손님이 없습니다.
눈을 떴을 때 춥길래 두툼한 후드티를 입었거든요.
코발트블루와 미네랄 블루 중간쯤의 색입니다.
이 색도 분명 이름이 있겠죠.
사실 입기 전에 고민을 좀 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일하러 가는 데 후드티는 좀 그렇지 않나 싶어서요.
물론 직장에 후드티 입고 출근하는 사람들 많습니다.
그들을 후줄근하다 여긴 적도 없어요.
오히려 실리콘 밸리에서 일하는 느낌이라며 선망한 적은 있어도요.
남들이 어떻게 입는지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게 후드티는 너무 편안한 느낌이라... 뭔가 쉬는 날 같아요.
그래도 눈에 밟혀서 입고 말았습니다.
잘못된 선택이었을까요?
손님이 없습니다.
다시는 후드티 입고 출근은 안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