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지면 레임덕이 오고

EP55: 끊임없는 변화의 나선

by 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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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루나는 바람을 타고 먼바다에 떠 있는 섬을 발견했다. 그 섬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해 보였으나, 그 안에 깊이 들어가 보니 매우 복잡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었다. 섬은 수천 년 동안 서로 다른 동물들이 지배권을 쥐락펴락해 온 곳이었다. 그들 각각은 한때 섬을 번영하게 만들었지만, 결국 그들 자신이 섬을 무너뜨리는 원인이 되었다.


처음 루나가 만난 것은 강력한 코끼리였다. 코끼리는 과거에 섬을 지배했던 통치자로, 그의 크기와 힘은 절대적이었다. 그의 다리 한 번 움직임에 나무들이 무너지고, 그의 명령 하나에 모든 동물들이 복종해야 했다. 그는 섬을 평화롭게 만들었고, 무법자들은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의 통치 초반에는 모두가 그를 찬양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코끼리의 힘은 점점 무겁고 억압적으로 변했다. "그가 너무 강하니, 우리에게 자유가 없다, "라는 말이 섬 곳곳에서 퍼졌다. 동물들은 이제 그가 지키던 질서가 오히려 그들을 옥죄고 있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들은 변화를 원하게 되었다.


코끼리의 시대가 지나고, 새 시대가 찾아왔다. 이번엔 재빠른 원숭이들이 섬을 다스리기 시작했다. 원숭이들은 코끼리와는 달리 민첩하고, 유연하게 움직였다. 그들은 섬에 새로운 자유를 가져왔고, 모든 동물들이 각자 자신의 역할을 더 자유롭게 펼칠 수 있게 했다. 처음에는 모두가 환호했다. "이제 우리는 코끼리의 무거운 발아래서 벗어났어!" 동물들은 기뻐하며 자유를 만끽했다.


그러나 또다시 시간이 흐르자, 새로운 문제가 나타났다. 원숭이들은 너무 자유롭고 산만하게 다스렸고, 질서는 점차 무너지기 시작했다. 동물들은 "이제 섬은 너무 혼란스러워. 질서가 필요해, "라고 말하며, 새로운 변화를 바랐다. 그리하여 원숭이들의 시대가 끝나고, 이리들이 권력을 잡았다.


이리들은 냉정하고 계산적인 통치자였다. 그들은 섬을 철저히 감시하고, 다시 질서를 세웠다. 혼란스러운 자유의 시대를 끝내고, 이리들은 강력한 법과 규칙을 세워 모든 동물들이 이를 따르게 했다. 섬은 다시 조용해졌고, 모두가 규칙에 따라 살아갔다. 이리는 동물들이 더 이상 서로 싸우지 않도록 질서를 유지했고, 처음에는 이들의 통치에 만족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리들의 법은 지나치게 엄격했다. 동물들은 작은 실수로도 큰 처벌을 받았고, 그들은 점점 숨 쉴 공간을 잃어갔다. "이제 이리들의 법은 너무 강해졌어. 우리는 자유를 잃었어, "라는 불만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그리하여 또다시 변화가 필요해 보였다.


루나는 섬을 떠돌며 이 무한한 변화를 계속해서 목격했다. 강력한 자들이 군림하고, 그들이 너무 강해지면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며 약한 자들이 권력을 쥐었다. 약한 자들이 힘을 얻으면, 그들 또한 시간이 지나며 변질되었고, 다시 새로운 변화가 요구되었다.


섬의 중심에 있는 커다란 바위 위에서 루나는 이 모든 상황을 깊이 생각했다. 매번 동물들은 새로운 것을 원했고, 그 새로운 것이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들도 결국 똑같은 문제를 만들어냈다.


마치 무한한 나선처럼, 섬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었다. 공권력이 강해지면 자유를 원하고, 자유가 찾아오면 질서를 원하고, 질서가 강해지면 다시 자유를 갈망했다. 모든 동물들은 각기 다른 통치자가 자신들을 구원해 줄 것이라 믿었으나, 그들도 결국은 한계에 부딪혔다.


루나는 섬을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변화는 필연적이지만, 그 변화는 그 자체로 완벽할 수 없지. 우리는 항상 새로운 것을 바라고, 그 변화 속에서 다시 한계를 발견할 수밖에 없어. 섬의 동물들은 끊임없이 변화를 쫓겠지만, 그 끝은 결코 완벽하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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