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닌 것을 무서워 한다
새하얀 백지
새하얀 신발
새로운 연필
새롭게 채워나가고
더러워지고,
깍여나갈 미래가 무섭다
지금 이대로 있으면 좋을 거 같은데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그냥 가면 될텐데,
뒤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니게 될 건데
쓰잘데기 없는 것을 무서워한다
새로운 모습이 보잘것 없을까 두려워
손가락질 받을까 두려워
그러면 어때, 어쨌든 걸어갔잖아
어떠면 어때, 지저분해질 수도 있는 거지.
새로 태어났으니 됐어
삶을 유랑하며 자신을 찾고 보여주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