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는 프로파간다?

EP36: 교과서로 공부하는 오소리

by 권수

루나는 한적한 숲 속을 걷다가 오소리 한 마리가 두꺼운 책을 열심히 들여다보는 모습을 발견했다. 오소리는 눈을 반짝이며 무엇인가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다. 루나는 다가가 살짝 고개를 기울였다.


“무슨 공부를 하고 있는 거야?” 루나가 물었다.


오소리는 고개를 들며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교과서야! 이 세상의 모든 진리를 알려주는 책이지. 여기서 모든 답을 찾을 수 있어.”


루나는 책장을 넘기는 오소리의 손을 바라보았다. 두꺼운 책에는 나비의 아름다움을 설명하는 페이지가 펼쳐져 있었다.


"여기 봐, 이 나비는 정말 아름답다고 해. 색깔이 화려하고, 자연의 신비를 보여주지. 교과서에서 그렇게 배웠어."


그러나 루나는 조금 이상하게 느꼈다. 나비가 아무리 화려하다지만, 그 모습이 꼭 모든 이에게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아니었다.


"너는 나비가 아름답다고 생각해?"


오소리는 잠시 멈칫했다. 그러더니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솔직히 말하면, 나비가 좀 징그러워. 특히 날개가 펄럭일 때는 오히려 무서워지기도 하고... 하지만 교과서에 나와 있으니까, 그게 맞는 거겠지?"


루나는 고개를 저었다.


“꼭 교과서에 적힌 것만이 맞는 건 아닐 텐데…”


오소리는 의아한 표정으로 루나를 바라보았다.


"교과서에는 모든 답이 있다고 했어. 그것만이 옳다고."


루나는 오소리의 태도가 조금 걱정되었다.


"정말로 모든 게 교과서에 나오는 게 맞을까? 네가 느끼는 것과는 다르게, 교과서가 항상 진실을 말하는 걸까?"


오소리는 잠시 고민하는 듯했지만, 곧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물론이지! 교과서는 선생님들이 검증한 진리야. 여기 나온 내용만 믿고 따르면 되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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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몇 년이 흘러, 오소리는 마침내 졸업을 했다. 교과서를 완벽히 습득한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이제 현실에 나가 그 배운 지식을 사용할 준비가 되었다. 그러나 오소리가 현실에 발을 디디자마자, 모든 것이 그가 배운 것과는 달랐다.


처음으로 오소리가 맞닥뜨린 것은 도덕적인 딜레마였다. 그는 학교에서 도덕 문제를 배울 때, 어떤 선택이 옳은지 분명히 알고 있었다. 교과서에서 답을 제시했으니까. 하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그 답이 통하지 않았다. 오소리는 교과서에 따라 자신의 정직하게 행동했고, 다른 동물들은 그를 비웃으며 이득을 챙겼다.


"이상해, 교과서에서는 이렇게 하면 모두가 나를 칭찬해 줄 거라 했는데… 왜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지?"


다음으로 오소리가 맞닥뜨린 문제는 국어 해석이었다. 학교에서 배운 국어 시간에 어떤 글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철저히 익혔다. 작가의 의도는 항상 교과서에서 제시한 대로여야 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독자마다 다르게 글을 해석했다.


“이 글은 이렇게 해석해야 해!”


오소리가 말했지만, 주변의 동물들은 모두 각자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그중 일부는 교과서와는 전혀 다른 해석을 주장했다. 오소리는 혼란스러웠다. 심지어 작가가 교과서의 해석을 부정하는 경우도 있었다.


“분명히 교과서에서는 이렇게 말했는데, 왜 다들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 거지?”


그리고 오소리가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것은, 교과서에 전혀 나와 있지 않은 문제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이었다. 현실에는 학교에서 배운 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널려 있었다. 돈을 벌어야 했고, 다른 동물들과의 관계도 생각보다 복잡했다. 오소리가 의지하던 교과서에는 그런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답은 없었다.


“이거 어떻게 해야 하지?”


오소리는 당황스러웠다. 그동안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무용지물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학교에서 가르쳐 준 대로만 살면 될 줄 알았는데… 정작 내가 필요한 건 전혀 가르쳐 주지 않았어.”


루나는 그때 나타나, 실망한 오소리 옆에 앉았다. 오소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학교에서 배운 게 다 무의미한 것 같아. 현실은 교과서랑 너무 달라. 그리고 교과서에서 가르쳐준 방식대로 하려고 했는데, 그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너무 많아."


루나는 조용히 오소리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학교는 기본적인 것을 알려주지만, 모든 답을 줄 수는 없어. 현실은 복잡하고, 많은 문제들이 교과서에 나와 있지 않지. 응용도 해야 하고, 전혀 새로운 문제도 풀어야 해."


"그럼 난 어떻게 해야 하지?"


오소리는 눈물을 글썽이며 물었다.


"교과서가 전부가 아니야. 네가 직접 부딪히고 경험하면서 깨달아야 해. 때로는 교과서와 다를 수 있고, 네가 직접 길을 찾아야 할 때도 있어. 교과서는 그저 하나의 지침일 뿐, 네가 살아갈 세상에 대한 모든 답을 주는 건 아니야."


오소리는 루나의 말을 듣고 생각에 잠겼다.


"그러면 내가 스스로 찾아가야 할 답이 있다는 거네…"


루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네가 직접 경험하고, 스스로 깨달은 것이 진짜 답일 때가 많아. 그러니 교과서를 무작정 따르기보다는, 너 자신을 믿고 도전해 보는 게 중요해."


오소리는 루나의 말을 들으며 마음이 조금씩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비록 학교에서 배운 것만으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지만, 이제 그는 자신의 길을 스스로 찾아 나설 준비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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