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를 품은 노래를 듣고, 그곳에 찾아가는 일에 관해 생각한다. 살아오면서 딱 한 번 그렇게 한 적이 있다. 키쿠치 모모코의 ‘Yokohama City Of Lights’를 듣고 올해 1월 요코하마에 갔었다. 야마시타 공원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그 멜로디를 흥얼거렸다. “배가 항구로 돌아오면 당신도 도시도 눈으로 덮여 있겠지” 1987년의 마음을 2020년에 헤아려보려고 애썼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은 일부러 멀리 돌아서 왔다. 요코하마 스타디움과, 몇몇 서양식 건물과, 묘기를 보여준 후 90도로 인사하던 사내와, 디스크유니온의 새침한 여직원과, 깜빡거리던 노란 택시와, 거대한 파칭코 건물이 떠오른다. 혼자라서 이렇게 좋았던 적은 처음이다.
돌이켜보면 막차를 탄 셈이었다. 해외여행 막차. 언제 다시 갈 수 있을까. 언제 요코하마에 다시 갈 수 있을까. 도쿄의 맨해튼레코드와 뉴욕의 턴테이블랩과 LA의 팻비츠를, 언제 다시 갈 수 있을까. 서울에 갇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