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하지 마
"좋은 어른이 되라"는 말은 참 많이도 들었다.
학창 시절부터, 사회에 첫발을 내딛을 때까지.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깨달았다.
이 말은 종종 "불평하지 마"라는 뜻이었다는 것을.
직장에서 부당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상사는 말했다.
"어른답게 대처해."
그 말 속에는 '참아라'라는 메시지가 숨어있었다.
불편함을 표현하면 "아직 미숙하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마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부끄러운 일인 양.
그렇게 참고 또 참다 보니 몸이 먼저 반응했다.
밤마다 타는 속. 병원에 가니 스트레스성 위염이란다.
주변에서는 "관리 좀 하지 그랬어"라고 쉽게 말했다.
마치 내가 선택할 수 있었던 것처럼.
아무도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는 알려주지 않았다.
우리 사회는 좋은 어른의 조건으로
'감정의 통제'를 강조한다.
특히 부정적 감정은 더욱 그렇다.
상처도 조용히 아파야 어른이라 여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과연 건강한 걸까?
진짜 어른다움은 감정을 숨기는 게 아니라
적절히 표현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아닐까?
참을 것과 맞설 것을 구분하고
자신과 타인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것.
때로는 "이건 아니다"라고 말할 용기를 갖는 것.
나는 이제 다른 어른이 되기로 했다.
불만을 쏟아내는 사람도,
모든 것을 참아내는 사람도 아닌.
필요할 때 목소리를 내되,
그것이 건설적인 방향으로 흐르도록 노력하는 사람.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도
그럴 권리가 있음을 인정하는 사람.
어쩌면 진정한 성숙함이란
우리가 배워온 '좋은 어른'의 모습을
다시 생각해볼 용기를 갖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가끔은 묻고 싶어진다.
좋은 어른이 되려다
그냥 아무 말 못 하는 사람이 된 건 아닐까.
감정도 말처럼 가끔은 꺼내 보여야 하는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