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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호 Aug 09. 2017

왕좌의 게임, 기초상식 해설


요즘 미드 <왕좌의 게임> 시즌7이 방영 중입니다. 에피소드 4까지 나온 상황인데, 이번 시즌은 열 편씩 꼭꼭 채워서 했던 여태까지와는 다르게 7편의 에피로 끝내고 내년 시즌 8로 넘긴다고 합니다. 


엄청난 제작비와 화려한 스토리는 말할 것도 없고 등장인물들의 살아있는 캐릭터 묘사가 아주 압권인 이 드라마, 하지만 처음 보시거나 대충대충 보아오셨던 분들은 그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가 어떤 것인지, 과거 그들 사이에 무슨 역사가 있던 것인지를 잘 몰라서 이 드라마의 묘미를 100% 즐기기 힘드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서, 아주 간단한 설명을 붙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스포일러와는 관계가 없고, 과거 얘기니까 맘 편하게 보셔도 될 것입니다. 


제일 중요한 캐릭터 세명, 즉 대너리스 타르가리엔, 티리온 라니스터, 그리고 존 스노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상의 주인공들이죠. 


이 셋의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매드킹 아에리스 2세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이 드라마가 시작된 시점 이전에 이미 죽어버린 예전의 인물이지만 이 셋 모두에게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죠. 


타르가리엔이라면 에소스(극중에서는 웨스테로스 대륙의 동쪽에 있는 또 다른 대륙이죠.) 출신으로 용을 부릴 줄 아는 종족이며, 어느 날 웨스테로스 대륙으로 용을 데리고 건너와 칠왕국 모두를 지배해 버린 전설적인 종족입니다. 매드킹 아에리스 2세는 그 타르가리엔 왕족의 마지막 왕이죠. 


이 매드킹은 말 그대로 미쳐서 온갖 흉폭한 짓을 다 하다가 결국은 로버트 바라테온이 일으킨 반란에 무너져 버립니다. 그때 매드킹을 죽인 사람은 뜻밖에 매드킹의 킹스가드(왕실 경호 기사단)였던 제이미 라니스터입니다. 드라마에서는 마치 프린스 차밍 같은 역할로 나오지만 매우 멋진 캐릭터입니다. 아주 깊은 고뇌를 간직한 배역이죠. 제이미가 매드킹을 보호해야 하는 킹스 가드로서 그 역할을 배신하고 왕을 죽여서 “킹 슬레이어”라는 오명을 쓰게 된 이유는 매드킹이 왕국 전체를 불태워 버리려고 했기 때문이었다는 얘기까지만 하죠. 즉 제이미는 그런 비극을 막으려고 했던 겁니다. 


그런 매드킹의 핸드(수상 정도의 역할)로 있던 사람이 바로 제이미 라니스터의 아버지 타이윈 라니스터입니다. 타이윈은 매우 실력 있는 핸드였고, 그로 인해 왕국의 백성들이 타이윈을 존경하게 되자 매드킹은 그것조차 보기 싫었던 겁니다. 그래서 타이윈의 아내 조안나 라니스터를 겁탈합니다. 그 결과로 조안나는 아이를 가지게 되죠. 


타이윈은 그 아이를 인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달의 차”라는 임신 중절 약을 먹여 아이를 제거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약이 잘못되어 오히려 조안나는 죽게 되고, 아이는 선천적 기형으로 태어나게 됩니다. 왜소증 환자가 된 것이죠. 그게 바로 티리온 라니스터입니다. 소설에서 티리온은 타르가리엔 가문만의 특징인 은발이었다고 묘사가 될 정도이며 실질적인 타르가리엔 핏줄인 것입니다. 


따라서 실제로 티리온 라니스터는 대너리스 타르가리엔, 삼룡 엄마의 배다른 오빠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핏줄은 전혀 알려져 있지 않고 단지 그 지식과 합리적인 판단력, 설득력 등으로 대너리스를 감동시켰고 여왕 대너리스의 핸드가 되어 웨스테로스로 돌아오게 된 것입니다. 티리온이 에소스까지 가게 된 와중에 자신의 공식적인 아버지였던 타이윈 라니스터를 죽이게 된 스토리는 과거 드라마에서 자세히 묘사가 되어 있습니다. 


또 소설에서는 티리온은 블랙워터 전투에서 코가 베어져서 코가 없는 걸로 나옵니다. 드라마에서는 그냥 얼굴에 큰 흉터를 얻게 되는 수준으로 묘사가 되고 말았죠. 합리적인데 얼굴에 흉터까지 있다니, 이래 저래 저와 유사한 점이 많군요. 


타이윈의 이란성쌍둥이 자식인 서세이와 제이미의 티리온에 대한 태도도 이런 속 사정을 알고 나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서세이는 티리온에 대해 엄마를 죽인 괴물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한편 매드킹에게는 제대로 된 아들이 하나 있었습니다. 적자이자 장자였던 라에가르 타르가리엔이었죠. 대륙 최고의 꽃미남이었으며 매드킹과 다르게 학술적이며 무술까지 겸비한 최고의 왕자였던 사람입니다. 매드킹이 순순히 물러나고 라에가르가 웨스테로스를 지배했다면 상황은 또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역사는 그렇게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매드킹은 북부를 지배하는 스타크 집안이 못마땅해서 왕과 왕자를 불러다가 산채로 불에 태워 죽이기까지 하는 만행을 저지릅니다. 그 사람들이 바로 드라마 최초 부분에서 죽게 되는 에다드 스타크, 애칭으로 네드 스타크의 아버지와 형입니다. 


네드 스타크의 아버지 릭카드 스타크는 불에 타 죽었고, 네드의 형 브랜든 스타크는 그 앞에서 목이 졸려 죽었다고 합니다. 아주 잔인하게 살해당한 것이죠. 네드가 타르가리엔 집안을 어떻게 생각했을지는 이해할만합니다. 최근 대너리스와 존 스노우의 대화에서 이 부분이 언급되기도 합니다. 


이런 비극적인 사건이 생기기 전에 라에가르 왕자는 스타크 집안의 공주 리안나 스타크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사실 이 비극적인 사랑이 대륙의 운명을 가장 크게 뒤바꿔 놓은 사건으로 비화되는 것입니다. 리안나는 공식적으로는 로버트 바라테온과 결혼을 해야 하도록 정해진 상태였거든요. 


그 둘, 라에가르 왕자와 리안나는 실제로 서로 사랑한 사이였다고 합니다. 비극적이죠. 라에가르에게도 정식 왕비가 따로 있었거든요. 결국 그 둘은 사랑의 도피 행각을 벌이고 바라테온 집안과 스타크 집안은 이놈의 매드킹, 타르가리엔 집안이 이젠 하다 하다 남의 집안 공주까지 납치한다고 불같이 화를 내면서 반란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이미 라에가르와 리안나 사이에서는 아이까지 생기게 됩니다. 에다드 스타크는 리안나를 구하러 갔다가 리안나에게서 아이의 미래를 위한 부탁을 받게 됩니다. 이 아이가 타르가리엔 핏줄이라는 걸 알게 되면 로버트 바라테온이 어떤 짓을 할지 모르니까요. 결국 에다드 스타크는 그 아이를 데려다가 자신의 서자인 것처럼 사람들을 속이고 기르게 됩니다. 심지어 자신의 부인까지 속이고 말입니다. 


그 아이가 바로 존 스노우입니다. 


결국 존 스노우는 매드킹의 아들 라에가르 타르가리엔의 아들이 되는 셈이죠. 따라서 이 존 스노우도 타르가리엔 핏줄입니다. 티리온은 존 스노우에게 숙부 뻘이 되는 거죠. 근데 왜 검은 머리일까요? 리안나의 유전자가 더 강했나 봅니다. 


대너리스 타르가리엔은 매드킹의 늦둥이 딸입니다. 


아에리스 2세, 매드킹은 정식 왕비로 자신의 동생인 라엘라 타르가리엔을 정합니다. 그 집안은 근친 간의 결혼이 전통이었으니까요. 그 사이에서 라에가르 왕자가 태어나고 몇 번의 유산을 겪은 뒤에 비세리스 타르가리엔과 대너리스 타르 가리엔을 얻게 됩니다. 


비세리스 타르가리엔은 에소스로 도망간 뒤에도 분위기 파악 못하고 헛소리만 하다가 대너리스의 남편에 의해 끓는 금물을 머리에 부어 버리는 형벌을 받고 죽게 되는 찌질한 캐릭입니다. 그 대너리스의 남편, 도트라키의 부족장인 칼 드로고는 최근 다른 영화에서는 아쿠아맨으로 등장하기도 했죠.


즉 대너리스는 라에가르 왕자의 제대로 된 여동생입니다. 이렇게 되면 라에가르의 아들이 존 스노우이니까 대너리스는 존 스노우의 고모뻘이 되는 거죠. 


정리하자면, 매드킹의 서자가 티리온 라니스터이며, 대너리스는 매드킹의 막내딸이고, 매드킹의 아들인 라에가르의 서자가 존 스노우가 되는 겁니다. 


존 스노우가 라에가르의 서자인 이유는 라에가르는 리안나를 사랑하게 된 당시 이미 왕비가 있었거든요. 그게 바로 또 마르텔 가문, 드라마에 나오는 남쪽의 창 잘쓰고 독으로 공격하는 무서운 여성들 많은 종족 출신의 엘리아 마르텔이었습니다. 


그래서 드라마에서 자꾸 마르텔 가문이 라니스터를 싫어하는 겁니다. 자신들이 왕에게 시집보낸 엘리아 마르텔이 매드킹을 상대로 한 바라테온의 반란에서 최초로 도성에 진입한 라니스터 집안의 수하 기사 마운틴에 의해 죽임을 당했거든요. 


하여간 이렇습니다. 


매드킹으로부터 이 모든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티리온 라니스터, 왕좌의 게임 드라마에서 최고의 배역이자 가장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그러나 술주정뱅이이며 마사오보다 더 음란한 바로 그 티리온은 매드킹의 서자입니다. 대너리스 여왕의 핸드가 된 이후로는 술도 끊은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죠.

 

대너리스 스톰본 타르가리엔, 폭풍이 몰아치는 밤에 태어났으며 노예해방을 주장하는 여왕이자 안달족의 왕, 또 뭐라 뭐라 호칭이 줄줄 이어진 명실상부 대륙 최강의 여왕은 매드킹의 막내 딸이자 티리온 라니스터의 배다른 여동생이자 존 스노우의 고모가 되시겠습니다. 


그리고 용 세 마리를 부리며 하늘을 날아다니는 웨스테로스 최초의 명실상부한 공군 지휘관이며 불을 상징하는 걸로 보입니다. 


존 스노우는 정체모를 서자 출신이었으나 알고 보니 매드킹의 적자 라에가르 왕자의 아들이었으며 화이트 워커로부터 대륙을 지키는 나이트 워치의 사령관이자 북부의 왕, 킹 인더 노스이며 웨스테로스 전체에 밀어닥친 가장 큰 위험을 막고자 하는 유일한 왕입니다. 그리고 극 중에서 얼음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막상 본인들은 이런 내막을 거의 모른다는 거죠. 대너리스는 그저 자신이 매드킹의 딸로 망해가는 왕국의 마지막 공주였다는 것 정도만 알고, 존 스노우는 자신의 아버지가 에다드 스타크인 걸로 알고 있고, 티리온 라니스터는 아직도 아버지 타이윈이 왜 자신을 그렇게 미워했는지, 그저 난쟁이라서 그런 건지, 궁금해 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마도 세눈박이 까마귀가 되어 버린 브랜 정도..


그렇게 이 작품의 원래 소설 제목인 “얼음과 불의 노래”는 존 스노우와 대너리스의 어우러짐으로 마무리되는 걸로 보는 게 맞겠죠. 그러면 티리온의 역할은 뭐가 될까요? 


정말 멋진 드라마입니다. 


요즘 이 드라마 보는 낙에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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