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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호 Jan 09. 2017

속 편한 아침 – 감자수프


수프는 도대체 한글 표기를 어떻게 해야 맞는지 모르겠다. 숲? 숩? 스웁? 스프? 수프? 하여간 라면스프하고도 헷갈리고.. 그냥 우리 음식인 죽을 묽게 끓인 것과 유사한 서양 음식이다.


보통 수프라 하면 한참 저어주면서 끓여야 될 것 같이 생긴 음식이다. 그래서 결국 인스턴트로 되어 있는 가루를 사다가 물에 타서 살짝 끓여 먹기도 하는데, 그 안에 뭐가 들어갔는지 우째 알아.


노력을 최소화하고 그나마 재료를 내가 확인할 수 있다는 최소한의 안전판을 이용해서 먹을 만한 수프를 만들어 보자. 전날 술을 먹었는데 숙취까지 있는 상황이라면 다른 해장 거리를 찾아보자. 그렇지 않고 그저 속이 살짝 부대끼는 수준이라면 이런 아기 유아식 같은 음식이 편할 때도 있을 것이다.


일단 감자를 잘게 썬다. 양파도 잘게 썬다. 분량은 알아서 하자.


잘게 썬 감자와 양파를 팬에 기름을 두르고 볶는다. 버터를 두르고 볶으면 더 맛있겠지만, 그냥 올리브유나 식용유로 해도 된다. 이 음식의 목적은 가장 쉽게 만들어서 한 끼 때우는 데 있으니까 말이다.


적당히 볶아지면, 이거 저거 넣고 막 갈아줄 수 있는 믹서가 필요하다. 믹서에 넣고 붕붕 갈아내면 가루가 되었을 것이다. 그걸 다시 냄비에 붓고 물을 적절히 넣어서 약한 불에 끓여주는 거다. 믹서까지 동원되는 게 뭐가 간단하냐고? 그럼 푹푹 끓여서 다 스스로 허물어질 때까지 끓여 드시등가~


여기에 생크림을 넣는 게 원래 정석일 것이다. 그런데 생크림 따위가 어딨어? 우유를 넣는 게 더 담백하고 맛있다. 그런데 우유도 사다 놓으면 자꾸 상하잖아. 그래서 난 1Kg짜리 전지분유를 사다가 먹는다.


전지분유 가루를 두어 숟갈 퍼 넣고 잘 저어준다. 이게 덩어리가 잘 안 풀리니 재주껏 잘 풀어주면 된다. 거기에 계란을 잘 풀어서 넣는 경우도 있는데, 안 넣으면 좀 더 담백하고, 넣으면 약간 묵직한 맛이 된다.


약불에서 눌어붙지 않도록 슬슬 저어주면서 좀 끓이다 보면 다되었다 싶은 느낌이 올 것이다.


그러면 그릇에 담아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 뭔가 올려 먹을 만한 것을 올려서 먹으면 된다.


이번엔 마침 냉장고 안에 아몬드를 썰어 놓은 편이 좀 있어서 올려 봤다.


꽤 그럴싸하게 생겼는데 실제로도 맛있는 감자양파 수프의 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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