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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ory of
Future Writers

by 박성호 Sep 13. 2017

폰을 구하는 모험

갑작스럽게 망가져버린 스마트폰 때문에

어느 순간 갑자기 폰의 화면이 꺼짐. 작동은 되고 있고 심지어 문자도 오는데 화면이 안 보임.

1. 버린다.
2. 서비스 센터 방문.

2번 선택.


============NEXT STAGE==============


서비스 센터에서 폰을 검사하더니, 액정이 죽었고, 디스플레이에 파워를 공급하는 부분도 같이 죽어서 교체해야 하고, 비용은 18만 원. 수리를 안 할 경우 데이터 백업도 못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옴.

1. 눈물을 머금고. 수리를 한다.
2. 18만 원이라니 수리 포기.

2번 선택. 


============NEXT STAGE==============


각종 데이터는 어쩔 것인가?

1. 화면이 안 보이는데 어쩌겠는가. 포기.
2. 그래도 길이 있을 텐데..

2번을 택하고 엘지 소프트웨어를 검색해서 스마트폰 연결 프로그램을 찾아내고 usb케이블로 연결해서 연결이 성공하는 듯했으나, 폰이 잠겨 있다고..


화면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놀라운 감각으로 도형을 그려 잠금해제, 이로써 데이터 백업 성공.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연락처와 사진은 구글이 백업하고 있고, 각종 데이터는 클라우드에 다 들어 있는데 백업할 것도 없음. 다만, 그간 받아뒀던 문자들은 백업하는 게 필요했다는 결론.


============NEXT STAGE==============


새로운 폰을 사야 되는데..

1. 중고폰을 산다.
2. 새 폰을 산다.
3. 유선전화를 쓴다.

1번을 택하려고 했으나, 평소 전혀 도움이 안 되던 락숨선생이 엘지 G5 가 공짜폰으로 풀렸다는 정보를 제공. 새 폰으로 계획 변경. 2번을 선택. 


============NEXT STAGE==============


새 폰을 사기 위해 SK 티월드 다이렉트에 방문해서 G5를 고르고 온갖 옵션을 다 선택. 구매 결정 단계에 이르러.. 본인인증 관문에 걸림.

1. 범용인증서
2. 아이핀
3. 휴대폰 인증.

3번이 기본인데.. 휴대폰이 망가져서 휴대폰 사러 온 사람에게 휴대폰으로 인증을 하라니.. 1번으로 선회. 


============NEXT STAGE==============


범용인증서를 발급받으려고 한국공인인증 같은 회사를 방문했더니, 서류를 오프라인으로 접수를 시키라고.. 끄억..

다시 검색해 보니 은행 인터넷 뱅킹 사이트에서는 온라인으로 범용인증서가 발급 가능하다는 정보를 입수.

인터넷 뱅킹 사이트에 접속해서 온갖 난관을 뚫고 (이 부분은 너무 유명하니까 생략) 범용 공인인증서 발급 메뉴에 도달.

계좌번호, 계좌 비밀번호, 심지어 OTP 비밀번호까지 다 확인하더니, 급기야 본인 확인을 위해 휴대폰 인증을 하자고. 아니, 여보세요. 지금 이게.. 


============NEXT STAGE==============


다시 돌아와서 아이핀을 시도. 

아이핀 발급을 위한 요건부터 확인 했더니, 범용 공인인증서, 아니면 휴대폰 인증. 아니, 아니, 지금 이게 뭘 어쩌자는 겁니까? 

아이핀도 포기. 

============NEXT STAGE==============


결국 오프라인 구매로 최종 결정. 

도대체 난 무슨 짓을 한 건가.. 

============NEXT STAGE==============


어떤 분께서, 유심을 뽑아서 가족 폰에 끼워 문자만 받을 수 있으면 본인인증이 가능하지 않냐는 제갈량급 조언을 주셔서 귀가 솔깃. 즉각 마눌님 폰으로 시도.


아뿔싸, 내 폰 지프로2는 마이크로 유심, 마눌님 폰 v10은 나노 유심. 사이즈가 다르다. 그렇다고 굴할 수는 없다.


마이크로 유심의 주변 플라스틱을 칼로 깎아내어 나노 유심을 만들어 마눌님 폰에 장착, 인식을 시도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내 폰은 "선택약정 할인"으로 인해 번호에 기계가 묶여 있어서 등록되지 않은 기계에서는 가동이 안될 거라는 결론에 봉착.


============NEXT STAGE==============


최후의 반전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오프라인 구매로 선회하기로 결정을 내린 후 고장난 폰을 재조립해서 박스에 넣어 치워버리려고 하는 순간, 혹시나 해서 재부팅해봤더니, 부팅이 된다. 화면도 멀쩡하다. 아무 이상이 없다. 그러나 이런 이상을 한 번 일으킨 장비는 조만간 또 말썽을 부릴 것이 거의 확실하니 이번 참에 장비를 새로 질러야 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


근데..


유심칩을 나노로 깎아 버렸잖아. 이걸 어떻게 인식을 시키지? 소켓이 커서 헐렁한데?


어차피 유심칩 본체의 크기와 모양은 동일하다. 제 위치에만 들어가면 인식이 될 것이다. 한 번의 실패 후에 놀라운 감각으로 정확하게 인식 성공!! 브라보~~


다시 SK 티월드에 접속해서 G5 구매에 성공.


============NEXT STAGE==============


에필로그


오늘 지정해 놨던 대리점에 들러 폰을 받아왔다. 노안으로 인해 큰 화면의 지프로2를 쓰던 입장에서 사이즈가 약간 줄어서 좀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깔끔한 새 폰을 받으니 기분은 좋다.


아이폰 X 가 발표되고 갤럭시도 신제품이 나오고 엘지는 V30을 발표하는 시점에 일 년 반이 넘은 모델을 사놓고 희희낙락하는 게 좀 창피하긴 하지만 뭐 어떤가. 9600원짜리 폰이 이 정도면 엄청나게 훌륭한 거지.


============LAST STAGE==============


참고로 엘지가 G5 물량을 소진하려고 하는지, 기계값이 699,600원인데, 공시지원금을 690,000원을 줍니다. 따라서 할부원금이 9600원인 거죠. KT도 한 만원 정도에 공급이 된다고 하네요. 신제품에 연연하지 않는 분들이라면 헐값에 쓸만한 스마트폰 하나 장만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습니다.


엘지에서 뭐 한 푼 받아먹은 거 없고 그냥 정보 차원에서 알려드리는 것뿐입니다.


이상으로 "폰을 구하는 모험"은 종료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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