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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량화 Jul 24. 2024

정암사 돌탑은 누가 쌓았나

어느 산길에서든 작은 돌멩이 쌓아 올린 돌탑을 만나면 왜인지 흉금이 싸해진다.

정암사 수마노탑 오르는 길목, 수많은 기원들 차곡차곡 올려놓았다.

오롯한 기도모아 쌓인 자그마한 돌탑들, 돌멩이마다에 깃든 성심이 신실하다.

절에서의 기도란 모든 중생들에게 자비하신 부처님의 공덕이 두루 함께 하기를 서원하는 것.

하느님께는 알렐루야! 아멘! 두 팔 높이 들어 찬양드리듯.

오늘은 대한의 챔피언 만세! 외치고 싶다.

반신반의하고는 있지만 그러나 마지막으로 믿고 기댈 곳은 하나뿐이니.

정녕, 하느님이 보우하사... 애국가 한 소절이 겹쳐지길 소망한다.

슬퍼서 흘리는 비탄의 눈물도 있지만 때론 기뻐도 감격해도 눈물이 흐른다.

일비일희 말뜻처럼, 고난의 비애 길었지만 그다음엔 반드시 웃을 일이 기다리지 않던가.

소박하고 조촐한 절 정암사는 아는 사람만 아는 기도의 명당이다.

‘숲과 골짜기가 해를 가리고 멀리 세속의 티끌이 끊어져 정결하기 짝이 없다’고 해서 정암사다.

강원도 정선군 함백산에 있는, 신라의 고승 자장율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寂滅寶宮)의 하나다.

경남 양산 통도사의 적멸보궁,

강원 평창 오대산 중대 상원사의 적멸보궁,

강원 인제 설악산 봉정암의 적멸보궁,

강원 영월 사자산 법흥사의 적멸보궁,

강원 정선 태백산 정암사의 적멸보궁,

적멸보궁에는 부처님 진신사리가 봉안되어 있으므로 별도로 불상을 모시지 않는다.

함백산 정암사는 통도사 다음으로 방문하기 편한데, 차가 절 앞까지 닿으므로 찾기 수월한 편이다.

오대산이나 사자산이나 특히 설악산 봉정암은 웬만한 신심 아니면 엄두 낼 수 없는 위치에 있다.

이곳 적멸보궁은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석가모니불의 사리를 수마노탑에 봉안하고 건립하였다.

당나라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며 석영 광물인 마노석(瑪瑙石)을 배에 싣고 온

자장율사가 정암사를 창건할 때 마노로 탑을 건조하였다 한다.

바다 물길을 따라 이 돌이 들어왔다고 해서 水 자를 앞에 붙여 수마노탑이라 하였다.

보물 제410호로 지정되어 있는 수마노탑은 가파른 언덕길 한참 올라야 만난다.

높직한 위치라 아래 적멸보궁과 자장각(慈藏閣) 삼성각(三聖閣)이 한눈에 들며 골짜기 시원한 전망도 좋다.

수마노탑을 세운 목적은 전란이 없고 날씨가 고르길 기원하는 한편,

나라가 복되고 '백성이 편안'하게 살 수 있게 되기를 염원하는 데 있다고 한다.


 
함백산 품에 싸 안기듯 들어선 정암사 적멸보궁은 아주아주 검박하다.

깊은 숲 속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 차분하게 자리 잡았는데

주변 계곡은 1 급수에서만 산다는 천연기념물 73호인 희귀종 열목어 서식지다.

허접스러운 잡어 아닌 깨끗한 어종은 이처럼 저 머물 자리 가려서 산다.

청정한 기운이 온데 스며있는 느낌이라 옷깃 여미게 되며 절로 경건해진다.

두 손 합장하고 고개 숙여 성심껏 기도하는 사람들,

자신의 일신이나 가족을 위한 기도보다는 한결같이 다들 '국태민안'을 기원하였으리라.

숲과 골짜기가 해를 가리고 멀리 세속의 티끌이 끊어져 정결하기 짝이 없다는 이름 그대로

정결한 기도 모아진 정암사 경내 바위틈에 자라는 개고사리.

척박한 조건에서도 모질게 살아남아 흔들리는 나라 끝내 되일으키는 민초와 닮았다.

지조 굳은 낙락장송 기개 푸른 영웅 받들어 반드시 자유민주주의 세상 맑힐 가재요 개구리들이다.

 서해 쪽으로 몰려간다는 태풍의 여파로 여기도 바람 거칠다.

한바탕 태풍이 스치고 지나가면 바다는 그동안 쌓였던 불순물들 해변에 다 토해낸다는 걸 지난번 태풍 때 목도한 바 있다.

자연은 그렇게 스스로를 정화해 나간다.

우리들이 써내리며 엮어가는 역사도 마찬가지다.

자정작용을 위한 마지막 진통이듯 소용돌이치는 정국,

그러나 필연코 진실과 정의가 승리할 줄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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