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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섬 속의 섬, 그 안에 또 섬

by 무량화 Aug 1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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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섬 속의 섬, 그 안에 또 섬이 있다.

섬 속의 섬이라 어쩐지 운치 있게 느껴지는 비양도.

제주시 우도면 연평리 소재 비양도다.

우도와 다리가 연결돼 있어서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섬이다.

일출 정경이 해가 날아오르는 듯하다고 해서 비양도, 해가 불현듯 튕기듯 솟기라도 하는 걸까.

해녀들이 물질하는 바다는 물이 맑고 투명해 스노클링 하기에도 최적이라 한다.


섬 한 바퀴 빙 둘러도 20여 분 정도면 충분한  비양도 해안가에 해국 무리 져 피어있었다.


그 외 돌로 쌓아 올린 돈짓당과 봉수대가 우뚝 서있을 뿐 해풍만 쓸려 다니는 자그마한 섬 비양도.


집이라고는 카페를 겸한 민박집 한 채와 해녀의 집 이렇게 딱 두 채뿐이다.

완만하게 경사 이룬 초원에 펼쳐진 연평리 야영장 캠핑이야말로 비양도에서 즐길거리 중 으뜸이라는데.

파도 철썩대는 바다 바로 곁 초지에서의 야영이 심지어 프리.


자유로이 바닷가에 텐트를 칠 수 있어 전국 그 어디에서도 맛보기 어려운 감동을 안겨준대서 백패커들의 로망이라고 한다.


조선시대 통신시설인 봉수대까오르섬을 거의 다 섭렵하는데 이날은 해풍이 하도 쎄서 감히 엄두를 못 냈다.


막 배를 타려면 시간이 빠듯해 소라구이가 별미라는 해녀의 집도 그대로 패스.


비양도 이름이 새겨진 바위 옆, 소원성취 의자에 소망의 돌 셋을 올려놓고 총총 물러났다.

마을과 가정의 무사안녕과 함께 풍어를 기원하면서 용왕신께 제를 올리던 돈짓당마을과 가정의 무사안녕과 함께 풍어를 기원하면서 용왕신께 제를 올리던 돈짓당
비양도에 유일한 카페 겸 민박집비양도에 유일한 카페 겸 민박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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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떠밀리듯 비양도를 벗어나 다리를 건너기 직전에 바라본 우도는 제법 큼다막해보였다.

비양도 뒤로 하고 동으로 십여 분쯤 빠르게 걸어 하고수동해변에 닿았다.

서빈백사해변과 쌍벽을 이룬 하고수동해변은 너른 모래톱과 연옥색 바다빛 아름다운 천혜의 해수욕장.

방사탑 사이로 드러난 해안선은 힘껏 당긴 활대처럼 둥그스름하고 물빛으로 미루어 수심도 얕아 보였다.  

모래가 부드럽고 얕은 바다라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피서객이 여름 한철 해수욕 하기에 안성맞춤인 바다겠다.

일명 `사이판 해변`으로 불린다는 게 직접 와보니 수긍이 간다.

오른쪽으로 봉수대 우뚝한 비양도가 보이고 왼쪽 끝 해안은 방파제처럼 바닷속으로 길게 용암이 흘러내렸다.

해변을 따라 민박집과 식당을 비롯 편의점이 알맞게 자리 잡았으며 순환버스 정거장도 바로 가까운 데 있었다.

여름밤엔 멸치잡이배들이 앞바다를 휘황한 불빛들로 수놓아 장관이라는데 여기서 하룻밤 머문다면 몰라도 거기까지는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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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 목동항에서 여유 있게 다섯 시 반 배를 탔다.

뱃전에 서서 해풍을 맞던 오전과 달리, 갈 적엔 피곤한 듯 승객들 태반은 따끈한 객실 바닥에 누워버렸다.

하긴 해 기웃해지자 기온이 확연하게 떨어져 옷깃 여며도 오슬거리긴 했다.

성산항까지 고작 이십 분쯤 물살 가르며 달리는 중에 서녘으로 황혼빛 우련히 스며들기 시작했다.

짧은 가을 해 어느덧 뉘엿뉘엿 석양 내리고 금세 한라산은 홍시 빛 노을에 잠겨 들었다.

여섯 시에 이미 해는 꼴깍 져버렸고 빠르게 어둠의 장막이 누리를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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