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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살개가 멸종 위기에 처했던 까닭은?

by 무량화

우리나라 토종개는 진돗개, 삽살개, 그리고 쥔장에게 쫓겨나 화제가 되었던 북한산 풍산개다.

잘 생긴 진돗개야 한국을 대표하는 명견으로 다들 잘 알고 있다.

영리하고 용맹스러우며 충성심이 강해 개인주택에 사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방범견이기도 하다.

진돗개와 관련된 미담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주인에게 그럴 수 없이 충실해, 한결같이 가정견으로 선택받는 진돗개이나 충성도 지나쳐 맹견이 되기도 한다.

반면 삽살개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별로 없다.

청삽사리는 옛 민담이나 민화에 종종 등장해 이름은 들어봤지만 실제로 본 적은 한번도 없으니까.

삽살개는 원래 신라시대 귀족들이 기르던 강아지로 김유신 장군의 군견이자 애견이었다고 알려졌다.

특히 삽살개는 토종개 중에서도 유일하게 긴 털을 가지고 있는 견종이다.

털이 길게 자라서 얼굴 주변을 거의 덮으며 덩치는 중형견 정도로 과히 작지는 않다.

전신에 고르게 덮인 털은 북실북실해 귀여운 모습이나 입 부분과 다리에는 털이 짧다.

삽살개 역시 주인에게 절대적으로 순종하며 성격은 비교적 온순하고 애교가 많은 편이나 사자방(사자 새끼)으로도 불릴 만큼 공격적이다.


독도 지킴이 경비견도 삽살개로 알려졌다.


사진으로는 외형이 테리어종에 가까운데 순 토종개란다.

제주에 내려와 다문화가정 한국어 교사로 이태 동안 활동했다.


라오스 여성과 베트남 학생을 가르쳤다.

교육 지원청에서 받은 수업 교재 중 '읽기' 지문에서 삽살개를 만났다.

그로써 전혀 알지 못했던 삽사리의 수난사를 접하게 되었다.

삽살개의 이름을 풀어쓰면, '쫓다(揷·삽)+액운(煞·살)+개'가 된다.

귀신과 나쁜 운을 쫓아버리는 개라 하여 퇴마견으로 불렸단다.

마당에 내놓고 길렀다는데 그만큼 체질이 강한 개로 털이 긴 개라는 의미로 더풀개, 더펄개라고도 한다고.

머리가 크고 목과 하체 부분에 갈기 같은 털이 나있어서 모습이 사자를 닮았다 하여 사자개라고도 불린다.

일제 때 삽살개는 고기와 털가죽 때문에 엄청나게 도축당하는 수난을 겪었다.

특히 2차 대전 끝 무렵, 일본 본토에서는 고양이 가죽도 벗겨 전략물자로 썼다고 한다.

그런 판국이니 몽실몽실 긴 털에 싸인 삽살개는 일제의 차출물이 돼, 군용 방한복과 방한화 재료로 사라져 갔다.

광복 무렵에는 산골마을 오지에서나 겨우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멸종되다시피 한 삽사리다.

한반도 거의 모든 자원이 일제에 수탈당한 터라, 어디든 쓸모가 있다 싶으면 삽살개인들 남아났겠는가.

그 이전, 임란 초기 동래성에서는 왜장 고니시 휘하의 적들이 동래성 군졸들과 성민은 물론 개, 고양이까지 가차 없이 도륙했다.

모진 고초 겪고도 정신 못 차리니 이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 거듭 덧붙이고 싶다.

국력 신장에 힘 합해도 부족한 이때, 아직도 '반일' 외치며 국민 선동하는 자들은 '극일'의 진정한 의미 아는지 모르는지.


암튼 다행히 삽살개는 1960년대 말부터 뜻있는 학자들이 삽살개 보존 활동을 벌여 비로소 멸종 위기에서 벗어났다.

1992년 경산시에서 집단 사육을 하게 되며 삽살개는 천연기념물 제368호로 지정되었다.

현재는 경산시 삽살개 육종연구소에서 400여 마리의 삽살개를 키우고 있다고.

이 교재로 가르치던 중, 연대표기가 이상해 사실 확인을 해보니 1922년 ->1992년의 오타였기에 다문화교육센터에 알렸다.

내년에 교재를 새로 찍으며 출판사는 틀림없이 이 점 바로잡아 놓을 것이다.

사진은 구글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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