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임씬 리턴즈를 기다리며 [크라임씬]
티븨중독자의 티븨리븨유 (3)
주변인들이 종종 놀라는 나의 취향이 있다.
크라임씬, 대탈출, 더지니어스, 여고추리반 같은 머리 쓰는 예능!
최애 예능이 신서유기인 나도
(그거 맞다. 강호동 나오는 거)
이해가 안 가는 극단적인 취향이긴 하지만
대체 어디쯤 오고 있나 싶은 크라임씬 리턴즈를 기다리며..
얼마 전 크라임씬 1,2,3 모두 n번째 정주행을 마쳤다.
7년도 더 된 예능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아직도 티빙 앱에서 모든 회차를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시즌은 시즌2!
시즌3도 재밌지만 멤버들의 합이
시즌 2가 훨씬 좋았다.
볼 때마다 놀라는 부분은 사건 구성의 촘촘함이다.
어느 인터뷰에서 크라임씬은 정말 제작진을 갈아 넣어야 한다고, 작가들이 엄청나게 고생한다고 봤던 것 같은데 보면 볼수록 이해가 된다.
모르는 분들을 위해 잠시 설명하자면,
용의자가 보통 5명이고, 방송 전에 롤카드를 나눠 받아 탐정 한 명과 용의자들이 범인을 색출해 내는 프로그램이다.
특이한 점은 1) 모든 용의자에게 범인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어야 하고, 2) 범인과 용의자들이 비슷한 수준의 단서들을 가져야 하지만, 3) 범인임을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단서도 존재해야 한다. 그러니까 의심하게 만들어야 하지만 밝혀낼 수도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물리적인 부분에서 살펴보면 일단 모든 용의자에게 공간 하나+크라임씬 공간 하나+피해자 공간 하나로 총 7개 이상의 공간을 구성해야 한다. 그리고 각 공간을 플레이어들이 단서를 찾기 위해 샅샅이 뒤지기 때문에 최소 2번 이상은 원상 복구 시켜놔야 한다.... 이게 정말 헬일 듯.
마지막으로 플레이어들의 합이 정말 좋다. 특히 아나운서 박지윤, 영화감독 장진은 엄마와 아빠 같은 존재라 리턴즈에도 출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머리가 좋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범죄 사건을 구성하는 스토리를 추리할 수 있는 능력과 크라임신을 뛰어다니며 단서를 찾는 열정(?) 중요하기 때문에 플레이어에게 더욱 애정이 간다. 어설픈 연기력은 웃음 포인트.
방송만 봐도 느껴지는 촘촘한 그물망 같은 짜임새가 세월이 지나도 재밌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그래서 더 리턴즈가 기대된다. 얼마나 재밌는 사건을 들고 올지.... 군침이....
티비리븨유를 쓰면서 재밌는 부분은 '내가 재밌어하는 포인트'를 글로 써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대체 나는 왜 이 프로그램을 몇 번씩 돌려보나 궁금했던 부분이 풀리기도 한다.
티브이 프로그램을 압도적으로 많이 보는데 이유를 모르겠다면, 리뷰를 써보는 것을 추천한다.
얼마 전 채널 십오야에서 나영석 pd와 정종연 pd가 라이브를 같이 했다. 두 분의 방송을 모두 정말 좋아했던 나로서는 꽤 반가웠는데, 인상 깊었던 이야기가 있었다.
방송사 면접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우리 프로그램의 단점이 무엇이냐'라고 묻지만 사실 단점은 누구나 다 알고 현실적인 문제들이라 해결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장점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처음에는 그럼 면접에서 단점을 묻지 말고 장점을 묻지...라고 생각했지만, 곱씹어 볼수록 이해가 갔다. 해결할 수 없는 단점을 가지고 씨름할 것이 아니라, 장점을 디벨롭하는 방향이 더 이득일 수도 있으니까.
장점을 모르는데 단점을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모든 것은 상대적이기도 하니까, 장점을 잘 아는 사람이 오히려 단점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리턴즈가 기다려진다. 시즌 3개를 돌려보고 돌려보며 이미 장점은 완벽하게 파악했기에, 새로운 시즌에서 달라진 점이 더 와닿지 않을까?
혹시 이 글을 읽고 궁금해서 맛만 보고 싶다면, 시즌 2의 미인대회 살인사건을 추천합니다 b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