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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판 Nov 02. 2021

『일기』

작가가 쓴 에세이를 좋아한다. 작가의 에세이를 읽고 나면 작품을 읽을 때 더 잘 이해가 된다. 작품 속에는 여러 가지 기호가 있다. 때로는 모든 기호가 가로 막혀 거기에 전혀 진입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황정은 작가도 내게는 그런 축에 속했다. 내게 유명 작가의 에세이를 읽는 것은 그 작가의 세계관의 입문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이런 징검다리가 필요하다.


한편으로 나는 에세이를 아주 좋아한다. 특히 일기를 좋아한다. 최근 블로그의 이웃 추가 제한이 풀리기 전까지 500명을 꽉 채워서 다른 사람의 일기를 읽었다. 일기를 쓰는 사람이 이상형이라고도 썼다. 그런데 작가는 자신의 책 제목을 『일기』라고 썼다. 인터넷으로 검색되기도 어려울 제목의 책을 썼다. 대단한 자신감일까. 그렇지만 작가는 “어떤 날들의 기록이고 / 어떤 사사로운 사람의 기록이기도 해서, 그것이 궁금하지 않을 독자들이 잘 피해갈 수 있도록” 이 제목을 지었다고 한다. 겸손인 것이다.


실제로 책은 ‘사사로운’ 기록들이다. 신체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 사람, 전자책을 싫어하고 접힌 책이 싫어 책을 빌려줄 때는 아예 남에게 주거나 선물해주는 사람, 사회의 약자를 생각하며 이런저런 단상을 늘어놓는 사람. 이 세 사람은 모두 같은 사람, 황정은이다. 그런 취미와 선호, 관심을 알고 나면 그와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 사사로움에 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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