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게 하얀 화면에 작은 막대 하나가 깜빡인다.
나는 그 깜빡임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어느 날엔 신나게 달리고, 또 어느 날엔 쉬엄쉬엄 걸었을 검은 커서.
쉬지 않고 박동하는 커서는 내 심장과 함께 뛴다.
언제든 춤출 준비가 되어 있는 커서는 조용히 나를 기다린다.
맥동하면서.
네가 마구 내달렸던 어느 날을 기억한다.
내 손가락과 너는 신이 나서 박자 맞추어 춤을 추었지.
생각은 꼬리를 물고 끊임없이 손가락으로 전해지고,
너는 광활한 눈밭에 첫 발자국을 찍듯 신나게 달렸어.
새하얀 눈밭을 가득 채운 나의 글은 누군가의 마음에 닿았고,
나는 마침내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온 마음 다해 추었다. 나만의 춤을.
마음을 연결하는 글은 아름답게 각인되어 살아 숨 쉬리라.
오늘도 나는 검은 커서를 응시하며 창작의 숨결을 불어넣는다.
깜빡이는 커서는 하얀 세상에 어떤 발자국을 남길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