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by 지혜

새벽은 나에게

영혼의 깊은 울림이

나타나는 시간.


자유로워지고 싶다면

새벽에 내가 되어 볼 수 있는

시간들을 가져보면 좋겠다.


세상이 아직

완전히 깨어나기 전,

소음이 시작되기 전의 시간.


그 시간에는

누구의 기대와

누구의 시선과

누구의 역할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다.


엄마도 아니고,

아내도 아니고,

타인이 생각하는 나도 아닌

그저 나로 존재할 수 있는 시간.



새벽의 공기는

이상하게도 마음을

투명하게 만든다.



낮에는 미처

보이지 않던 생각들이

고요히 떠오르고,



마음 깊은 곳에 있던 질문들이

조심스럽게 얼굴을 내민다.




나는 그 시간에

글을 쓰기도 하고,

필사를 하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하고,

아무 말 없이 창밖을

바라보기도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시간들을 지나고 나면

마음 안에서 무언가가

조용히 정리되어 있다.




마치 영혼이

따뜻한 목욕을

한 것처럼.




그래서 나는 안다.

새벽은

단순히 하루가

시작되는 시간을 너머

내가 나로 돌아오는

시간이라는 것을.




어쩌면 우리는

너무 많은 역할 속에서

자신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가끔은

세상이 잠든 시간에

조용히 나를 만나러

가보는 것도 좋겠다.




새벽은

늘 그 자리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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