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17> 중국 흥행, NJZ-어도어 공방, 하츠투하츠 킬링파트
지금까지 집계된 <미키 17>의 중국 관객 수는 약 978만 명으로, 이번 주 내 1천만 관객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사실 중국 시장 내에서 한국인 감독의 작품이 개봉한 것 자체가 수년 만의 일인데요. 2016년 사드(THAAD) 배치 이후 지금까지, 약 9년 가까이 '한한령(限韓令)'의 영향을 받아 국산 콘텐츠의 중국 수출이 사실상 중단되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미키 17> 사례에 더해, 작년 10월 국내의 인디 가수 검정치마가 중국 공연을 성사시키고, 작년 3월에는 이미 걸그룹 뉴진스가 베이징 팬 사인회를 개최하는 등 한한령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움직임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습니다.
물론 <미키 17>은 출연진과 배급사 모두 해외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가수 검정치마(본명 브라이언 조) 역시 미국 국적이라는 점에서 이를 한한령 해제의 신호로 단정 짓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다만 최근 중국의 무비자 입국 허용 대상에 한국이 포함되는 등 한중 관계가 긍정적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에 2025년 들어 SM, 스타쉽, 큐브 등 국내 유수의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잇따라 중국 사업 담당자 채용 공고를 게시하며, 장차 중국 시장을 대상으로 펼칠 활발한 음악 및 마케팅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2025년 K-POP 산업의 중국 시장 내 재활약에 대한 귀추가 주목됩니다.
지난 3월 7일 열린 ‘기획사 지위 보전 및 광고 계약 체결 금지 가처분’ 심문에는 NJZ 다섯 멤버들이 직접 출석해 의견을 진술했는데요. 이날 어도어 측은 뉴진스에 대한 하이브의 전례 없는 재정 지원 규모를 강조하며 뉴진스의 영리 활동을 의도적으로 방해할 이유가 없음을 밝혔습니다. 반면 NJZ 측은 "하이브가 뉴진스를 끊임없이 차별하고 배척했으며, 결국 다른 그룹으로 대체하려 했다"는 주장으로 지난해 11월 29일 선언한 전속계약 해지 의사를 단호히 견지했습니다.
누구 하나 물러서지 않는 이 싸움에서 사태의 향방이 어떻게 결론 날지는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 모든 과정에서 NJZ 멤버들이 상당한 이미지 소모를 겪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아이돌 멤버가 연루된 민사 법적 공방은 여럿 있었지만, 현안처럼 멤버가 직접 나서서 대중에게 호소하고 기자 회견을 개최한 사례는 많지 않죠. 정치적·법률적 이슈는 논쟁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며, 이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피로감을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이는 결코 대중들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기대하는 감정이 아닙니다. NJZ 측도 이를 모르지 않을 테지만 이 정도의 이미지 소비를 감수하면서까지 대중의 지지를 필요로 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 사료됩니다.
지난한 싸움을 발발한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해임' 소식이 발표된 지도 어느덧 1년을 앞두고 있는데요. 여러 계절이 지나 다시 봄이 찾아온 것처럼 NJZ에게도 어서 새로운 봄이 찾아와, 그간 공들여 쌓아 온 독보적 커리어를 무사히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2절의 프리 코러스에서 "떠다니는 Quiz 그 틈새 손을 뻗어 낚아" 가사와 함께 등장하는 이 파트는 이안의 센스 있는 눈 깜빡임 표정 연기로 국내외 K-POP 팬덤 사이에서 수많은 바이럴과 리믹스 콘텐츠를 이끌어내고 있는데요. 이는 비슷한 시기 데뷔한 스타쉽 신인 걸그룹 키키의 선공개 싱글 'I DO ME'에서 이솔의 "콩 무당벌레 That's my piercing" 파트가 인기를 끄는 것과도 유사하죠.
사실 2022년 뉴진스 데뷔 당시에도 혜인의 'Attention' 도입부 포즈가 한 차례 큰 화제를 모았었는데요. 이후 빌리프랩의 걸그룹 오디션 서바이벌 <R U Next? (알유넥스트)>에서 이 곡을 활용한 표현력 평가가 진행되었고, 해당 파트가 발췌·편집된 영상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혜인의 오리지널 퍼포먼스가 다시금 조명되며 그녀만의 시그니처로 확고히 자리 잡은 바 있습니다. 더 이전으로 올라가면 2021년 아이브의 데뷔곡 'Eleven'에서 이서의 "널 닮은 눈동자는 Odd" 파트가 음악 방송 카메라 감독과의 해프닝으로 바이럴을 이끈 사례도 찾을 수 있죠.
이렇게 많은 4-5세대 걸그룹의 데뷔곡에서 '킬링파트'라 여길 만한 바이럴 파트가 자꾸만 등장하는 것은 결코 100% 우연이라고는 할 수 없겠습니다. 현재 K-POP 시장은 뉴진스, 아이브, 에스파 등 기존 톱티어 보이그룹의 위세를 뛰어넘는 초대형 걸그룹의 연이은 히트로 포화 상태에 이르렀는데요. 이 같은 상황에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순식간이랄 만큼 짧고 또 강렬한 인상이 필요하죠. 따라서 처음 데뷔곡을 선정하고 안무를 구성할 때부터 이 같은 전략을 염두에 두지 않았나 추측되며, '킬링파트'의 전략적 삽입이 일종의 데뷔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는 해석도 과하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