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또 만나...

by 무지카

동생을 그렇게 보내고 난 뒤, 새벽에 잠이 안 와 뒤척이며 휴대폰을 보다가, 내가 네이버에 제일 먼저 쓴 글은 '자살'이란 검색어였다. 그런데 거기엔 다른 검색어에는 볼 수 없는 다른 글이 적혀 있다.



당신은 소중한 사람입니다.


이 글귀를 보며 정말 많이 울었.


그 새벽에 '한국 생명의 전화'에 전화를 걸며 한없이 울고 내 사정을 얘기했다. 그리고 그다음 날 나는 내가 속해있는 시의 도움을 받게 되었.


자살 유가족은 다른 유가족과는 달리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겪게 될 확률이 높다고


나도 1년 반이 지났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와는 다른 아픔을 겪었다.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그런 아픔...


지금도 가슴이 미어다.

내가 도와줄 수는 없었을까?

왜 그의 외로움을 몰라줬을까?

누구보다 같은 아픔을 겪었으면서도 왜 빨리 눈치채지 못했을까... 왜 죽은 다음에야 알았을까...

그런 죄책감과 자괴감에 매일 시달다.

자살유가족들은 다들 비슷지 않을까...



이 글을 쓴 이유는...


나의 아픔과 동생과 추억을 돌이키며 동생을 잘 보내주기 위해 시작했다. 동생을 아직 못 보내주고 있는 나의 마음을 부족하나마 글로 적어 위로해 주고 싶었


그리고,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당신이,

남겨진 다른 자살유가족들이,

나의 글로 인해 조금이나마 위로를 얻었기를 바랐.



TO. 나의 어질고 높았던 동생에게...


나의 사랑하는 동생아. 40년이 채 안된 세월을 같이 했지만 내 동생으로 태어나 살아줘서 참 고마웠어.


너의 이름 속에 있는 어질고 높으라는 이름조차 질투했던 나였지만 그래도 난 네가 불러주는 '누나'라고 부르는 호칭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이제 그 호칭을 불러줄 너는 없어 섭섭하지만......


사랑한다.


말로 다 할 수 없이......


매일 너의 꿈을 꾸고, 매일 아침 일어나 우는 내가 이제는 조금씩 우는 횟수가 줄게 됐어.


조금씩 네가 없는 생활에 적응해 가는 거겠지만 그래도 널 생각하면 아직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아.


하지만 단언하는 한 가지는, 아버지와는 달리 널 생각하면 마음의 고통은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거야. 내가 눈을 감는 순간까지 말이지......


가끔은 친정 가서 엄마 없을 때 너의 방으로 가 몰래 숨죽여 울기도 해. 엄마 슬플까 봐... 그래서 되도록 널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 널 생각하는 날엔 항상 눈물바다가 되거든...


그래서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정말 엄청 많이 울었다.


원래는 더 많은 추억과 더 많은 너와의 일상들을 공유하고 싶었지만 내 마음이 비명을 질러 여기까지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이제 글로는 널 이렇게 보내줘야 할 것 같아.


항상 착하고 순수했던 나의 동생.


부디 거기서는 행복하고 웃는 일만 있길 바라.


내가 갈 때까지 잘 기다리고 있어. 알았지?


안녕... 또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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