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IT의 역사'를 읽고
제목 : 거의 모든 IT의 역사(10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
부제 : 세상을 바꾼 위대한 혁명가들과 새로운 도전자들
저자 : 정지훈 지음
출판 : (주)메디치미디어
개정판 : 2020.11.30
가격 : 18,000원
회사에서 주기적으로 외부 강사를 초빙해서 강연을 하는데,
그중 정지훈 교수님의 강연은 인기 있는 강의다.
깊이 있고,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신다.
아마도 해당 분야에 대한 내공이 있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다.
최근 강연 시 퀴즈를 맞춰서, 선물로 받은 책.
순식간에 읽어 내려갈 만큼, 쉽고 재미있는 책이다.
물론, 살아가는데 필요한 책은 아닐 수 있지만, 소설보다 재밌다.
저자는 초장기 컴퓨터부터 접했고 IT 관련 전문가이기에, IT 역사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나의 경우, 처음 접했던 컴퓨터가 IBM 계열의 XT로 기억한다.
지방 소도시의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정부 지원으로 학교에 컴퓨터가 설치되어
고등학교 1학년 때 재밌게 공부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 짬짬이 공부해서, 정보처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는데,
이후, 다른 영역의 일을 하고 있기에 실제로 업무 관련해서는 활용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그때의 신선한 충격으로 컴퓨터에 대한 관심은 지속되었다.
강원도 인제 원통으로 군대를 다녀온 분은 아시겠지만, 예전에는 굉장히 오지였다.
그곳에서 중대장으로 근무할 때, 전화 모뎀을 설치해서 하이텔을 이용했었다.
그러한 경험이 사회생활에 대한 동경으로 이어졌고, 전역을 결심하는데 큰 역할을 했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IT 역사의 흐름을 읽으면서, 내가 받았던 그 당시 충격들이 떠올랐다.
고등학교 시절에 내가 접했던 운영체제는 DOS였는데,
이후 대학시절에 윈도우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은 그야말로 신세계를 발견한 것 같았다.
명령어를 몰라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다음 충격은 아이패드를 접했을 때였다.
아이팟은 MP3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스트리밍이 대세가 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아이폰 역시 사용하지 않았기에 큰 충격을 느끼지 못했다.
(이용했다면, 애플 마니아가 되었을지도...)
아이패드의 스펙에 대한 기사를 읽으면서, 도대체 왜 이렇게 불편하게 만들까?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이패드를 사용하면서 애플의 생태계 구축(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 스토어, 개발자, 소비자 등)에 대한 선견지명에 놀랐다.
그러다가, 코로나 19 여파로 비대면, 재택 생활을 하면서 급격한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 중이다.
화상회의는 이제 나뿐만 아니라, 초등학생에게도 익숙해진 상황이고,
이커머스가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지난주에 나스닥에 상장한 쿠팡 역시 이러한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IT기술의 변화는 우리의 일상을 매우 편하고, 효율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이후의 변화는 무엇일까?
책에서는 인공지능이 새로운 IT 전쟁의 격전지로 예상하고 있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다만, 일반인의 생각으로는 그 모습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처럼 멋진 인물들도 등장하고
혜성처럼 떠오른 스타트업들과, 수많은 M&A들.
마치 한 편의 소설 삼국지를 읽을 때처럼, 신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