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배우다

by 이태화

배우가 되고 처음 상을 받았다. 상 이름은 ‘나도 배우다’. 2011년 가을, 박호산 배우의 생일파티 때다. ‘추억의 졸업식’ 컨셉에 영화<친구>에서나 봤던 1970-80년대 교복도 입고, 한 명씩 돌아가며 사진도 찍었다. 깔깔대는 웃음소리와 통기타 소리, 함께 부르는 노랫소리가 어울렸다. 대학로의 아담한 지하 술집 ‘서커스’는 기분 좋게 비좁았다.


배우 이태화(왼쪽) 배우 박호산(오른쪽)

파티 분위기가 한껏 무르익었을 즈음 상장 수여식을 했다. 내 이름이 불렸다. 학창 시절 상을 받으러 나갈 때의 으쓱함과는 달랐다. 이미 알고 있는 단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다섯 걸음쯤 걸어 나가 상장을 받아 들었다. 종이 한 장 치고는 많이 무거웠다. 그동안 흘렸던 눈물에 흠뻑 젖어있는 것만 같았다. 그래! 나도 배우다!



배우가 되고 배웠다. 우리는 모두 배우다. 세상이라는 무대 위에서 삶이라는 공연을 한다. 삶의 대본을 쓰고, 대사를 내뱉고, 움직인다. 스스로 삶을 연출한다. 삶이라는 공연의 주인공이다. 주연 배우이면서 동시에 감독이다. 인생을 연출하는 주체다. 나도 배우고, 당신도 배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