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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화 Feb 16. 2020

메멘토 모리, 어떻게 죽을 것인가?

마흔 즈음에...
어떠셨나요?
친구들은 어떤가요?
저는 매일 죽음이 아주 가까이 다가온 것 같이 느껴지는데...


SNS에 올렸다. 뜬금없는 질문에 마치 기다린 것처럼 반응했다. 좋아요도 쑥쑥 늘었다. 뭐가 좋다는 건지. 한 댓글을 보고는 웃어버렸다.


상담받으세요.


정말 그래야 하나?




한 선배가 떠올랐다. 그 선배는 우울증이 왔었단다. 왜 사는지, 어디로 가는지, 자신이 누군지 모르겠고, 막연한 답답함이 있었다고 했다. 어느 날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운전을 하는데 골목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오토바이와 사고가 날 뻔 했다. 그런데 그 찰나에 '나는 누구인가?'에 답을 주는 목소리가 들렸단다.


야이, 개새끼야!


부딪힐 뻔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답을 주었다. ‘나는 누구인가?’, ‘야이, 개새끼야!’, 절묘했다.


요즘엔 지주 죽음을 떠올린다. 그리고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느낀다.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 는 '죽음을 기억하라'는 의미의 라틴어다. 매일 죽음이 아주 가까이 다가온 것 같이 느껴진다는 건 40대가 되면서 죽음을 더 생생히 기억하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거였다. 누군가는 상담을 받아야 할 것 같은 섬뜩한 말처럼 들렸을 수도 있었겠다.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아도 언젠가 나는 반드시 죽는다. 당신도 마찬가지다. 이 진실이 무섭지 않다. 기억하자. 우리는 죽는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와 다르지 않다. 우린 살아가지만 죽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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