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에 나를 비춰보다'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by 마하쌤

제가 하는 일은 독서치유 상담입니다.


일반적인 상담과 독서치유 상담이 다른 것은,

일반적인 상담은 상담자와 내담자가 1:1로 직접 얘기를 나누지만,

독서치유 상담은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에 매개체로 '책'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1단계 : 보통 사람들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조차 인식을 하지 못합니다.

2단계 : 일부 사람들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만,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못 합니다.

3단계 : 어떤 사람들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도 알고, 상담자에게 도움을 요청할 용기도 내서,

실제로 상담을 받으러 옵니다. (대단합니다!)

=> 그런데 이렇게 자기의 소중한 시간과 귀한 돈을 들여서 상담자를 찾아와서도,

좀처럼 자기 문제를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합니다. 상담자 앞에서도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을

망설이는 겁니다. 괜히 말을 빙빙 돌리거나, 엉뚱한 얘기를 하거나, 치유에 꼭 필요한 얘기를 하는

데 너무 뜸을 들입니다. 그러다보면 서로의 아까운 시간과 돈을 낭비하게 되지요.


독서치유와 같은 매개치료는 그래서 생겼습니다.

직접 자신의 문제와 직면하지 못하니, 중간에서 매개가 될 만한 것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독서치유라고 해서 '책'만 다루는 것은 아니구요,

자신의 마음을 비춰볼 수 있는 매개체는 뭐든지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그림, 시, 그림책, 영화, 드라마, 광고, 책, 사진... 정말 뭐든지 가능합니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우리는 우리 자신이 가지고 있는 틀대로 세상을 보기 때문입니다.

같은 책을 읽어도, 같은 영화를 보아도, 같은 사진을 보아도,

우리는 모두 제각각 다른 방식으로 느끼고 받아들이고 경험합니다.

그것은 모두 서로 다른 안경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서치유를 하다보면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얘기하는 게 아니라,

그냥 그 책을 읽은 감상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자신의 얘기를 하는 셈이 되는 것입니다.


독서치유 상담사인 제가 하는 일은,

바로 그 자신만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짚어내는 일입니다.

그 사람만의 독특한 반응 속에서, 그 사람 고유의 생각의 틀과 반응 양식을 알아차리고,

그것이 그 사람의 삶을 얼마나 힘들게 만들고 있는지를 스스로 인식할 수 있도록 적절한 질문을 던집니다.

내담자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자기도 몰랐던 자기를 발견하게 되지요.


한 마디로 책이 내담자가 자신을 더욱 잘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는 '거울' 역할을 해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독서치유는 1:1이 아니라, 집단 상담의 형태로 더 많이 이루어지는데요,

이때는 책 뿐만 아니라,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집단원들 또한 '거울' 역할을 해주게 됩니다.

이 책을 읽고 남들도 다 나처럼 느낄 줄 알았는데, 전혀 상상도 못 해 본 얘기들을 하는 걸 듣게 되면,

나의 생각의 틀이 나만의 것일 수도 있다는 벼락같은 깨달음이 옵니다.

반대로, 평소에 늘 자기만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은, 자기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보고,

아, 나만 그런 건 아니구나, 하고 위안을 하게 되기도 하죠.


실제로 독서치유 집단 상담을 해보면,

자기 얘기를 별로 하고 싶지 않아하는 사람도,

그저 집단 속에 속해서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각성을 얻는 경우가 많습니다.

14명의 거울 앞에 선 나...

한편으론 무섭기도 하고, 한편으론 짜릿하기도 한 경험입니다.


제가 최근 들어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매개체는 '그림책'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두꺼운 책 읽는 걸 무척 힘들어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훨씬 더 쉽고 빠르게 읽힐 수 있는 '그림책'을 선택한 것도 있지만,

그림책이 갖고 있는 고유한 특징

- 쉽고 간단한 글, 그 안에 함축된 메시지, 그림의 상징성, 원초적인 감정을 자극 - 등을 이용해서,

많은 놀라운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독서치유 상담사가 되려면, 스스로 먼저 끊임없는 자기 성찰을 하는 게 필요합니다.

자기 문제를 잘 들여다볼 수 있어야, 남의 문제도 잘 포착해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림책에 나를 비춰보다" 시리즈.

저부터 그림책이라는 거울에 비춰진 내 모습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려 합니다.

내 안에 걸림이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무엇이 나를 불편하게 하는지, 내가 무엇에 매여있는지,

그런 것들을 깊게 찾아보려 합니다.


여러분도 저와 함께 마음 들여다보기 작업을 시작해 보시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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