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남들 다 하는 SNS에 뛰어들었다.
처음엔 마냥 신기하고 재밌었다.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니 놀랍기도 하고,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들과 연결이 될 수 있다는 게 흥미진진했다.
그러다 얼마 전, 많은 사람들이 누누히 경고했던 바로 그 지점!
SNS는 제일 좋은 것만 자랑하고 전시하는 곳이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릴 수 있다는,
바로 그 경험을 했다.
내 경우엔, 아웃사이더로서 갖게 되는 태생적 소외감이었다.
난 언제나 뭐든 한 발 늦게 시작하는 사람이었고,
그러다 보니 내 앞엔 항상 잘 나가는 선발 주자들이 있었다.
어느 분야에 가나 그랬다.
먼저 필드를 선점한, 기득권자들, 유명인사들, 그리고 그들만의 리그.
난 언제나 혼자였고, 언제나 그들보다 부족했고, 언제나 그들을 선망하며 바라보는 위치에 있어야 했다.
그 아픔이 누군가의 SNS를 보면서 강렬하게 나를 스치고 지나갔다.
칼에 베인 것처럼 쓰라렸고, 아팠고, 힘이 빠졌다.
그때 '꼬마 어네스트'를 읽었다.
어네스트는 난쟁이 당나귀, 농장에서 가장 작은 꼬마 당나귀이다.
어네스트는 농장에 자기보다 작은 동물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매일 절망한다.
(심지어 이제 막 태어난 아기 말도 어네스트보다는 크다! ㅠ.ㅠ)
그래서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크게 보이려고 갖은 애를 쓰지만,
그런 노력조차 아무도 몰라준다.
어느 날, 시무룩해 있는 어네스트에게 말이 다가와서 묻는다.
"너 무슨 일이 있구나!"
그러자 어네스트가 말한다.
"난 이렇게 작은 게 싫어. 이 목장에서 가장 작은 게 바로 나잖아!"
이때, 말이 한 대답이 내 가슴을 쳤다.
"정말, 네가 가장 작구나. 난 지금까지 전혀 몰랐는데."
나는 나의 부족한 면을 너무 너무 잘 안다.
남들은 전혀 상상도 못할, 그런 민망한 면까지도 다 알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나한테서는 못난 면만 보이고, 남들한테서는 잘난 면만 보인다.
더 나아가 남들도 나의 부족한 면만 보는 것 같다.
반면에 남들의 부족한 면이나 민망한 면은 알 길이 없다.
그들이 일부러 보여주지 않는 한, 그런 건 당연히 모를 수밖에.
게다가 내게 있는 어떤 잘난 면은 대수롭지 않게 여겨진다.
그건 그냥, 원래, 옛날부터, 자연스럽게, 잘했던 거니까, 그게 뭐 별 거냐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정도는 당연히 남들도 다 할 수 있는 거 아냐? 이러면서 말이다.
심지어 이런 나를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이해도 못 한다.
난 이렇게 부족하고 못난 인간일 뿐인데, 하면서.
나에게는 장점과 단점이 모두 있다.
문제는 내가 어느 쪽을 볼 것이냐다.
내 단점 쪽을 보기 시작하면, 삽시간에 불행해질 것을 각오해야 한다.
거기에 남과의 비교까지 곁들여진다면? 아마도 거의 초죽음이 될 것이다. ㅎㅎㅎ
해를 등지고 서 있으면 내 앞으로 긴 그림자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해를 바라보고 서 있으면, 온 얼굴로 따뜻한 기운이 몰려올 것이다.
선택은 나에게 달려있다.
나는 지금, 어느 쪽을 보기로 선택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