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에 나를 비춰보다"-(16) 행복한 줄무늬 선물

by 마하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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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에 나를 비춰보다' 시리즈를 시작한지 15회 만에 본의 아니게 연재가 일시 중단되었다.


지난 번 15번째 글이 언제 쓴 것인지를 확인해봤더니 무려 9월 5일이더라.

오늘이 10월 20일이니까, 벌써 한 달 하고도 보름이나 지났다. 와우!

그동안 정신없이 바쁘긴 했지만, 아무리 바빠도 이젠 다시 꾸준히 연재를 시작해야 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든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정신이 돌아온 걸까? ㅎ



'친절한 호랑이 칼레의 행복한 줄무늬 선물'은 남 도와주기 좋아하는,

자신의 줄무늬를 곤경에 빠진 동물 친구들에게 아낌 없이 나누어주는, 호랑이 칼레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이 책을 다시 펴보니,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는 곳에서 시선이 머문다.

바로 이야기의 첫 시작, 호랑이 칼레가 잠에서 깨어나 아침을 맞는 풍경의 모습이었다.



"호랑이 칼레 얼굴로 아침 햇살이 비쳐 들었어요.

"하암, 날씨 좋네!"

칼레는 하품을 하고, 침대에서 발딱 일어났어요.

"오늘은 모험을 하러 나갈 거야!"



하루를 시작하는 칼레의 오늘 아침 목적은 '모험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의도대로,

칼레의 하루는 수많은 모험으로 가득차게 된다.


그 얘긴 무슨 뜻이냐,

아침에 일어나 오늘의 목적을 정하는 순간, 칼레는 '모험의 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게 되는 것이다.

그게 바로 칼레가 밖에 나가서 곤경에 처한 친구들을 순차적으로 만나게 되는 이유다.

칼레는 오늘 모험을 하고 싶어서 밖으로 나갔고,

밖에 나가서 다양한 여러 가지 것들을 접하게 되었지만,

그의 눈은 시종일관 '모험'과 관련된 것을 찾고 있다.

그러니 곤경에 빠진 친구들이 우선적으로 눈에 들어오겠지.

사실 거리에는 곤경에 빠지지 않은 친구들도 많았을텐데 말이다.



나는 오늘 아침, 눈을 뜨면서 어떤 목적을 세웠을까?

나는 무의식적으로 어떤 안경을 집어들어서 썼을까?

아침 8시가 다 되어가는 지금 이 순간, 나는 어떤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고 있을까?


- '토요일이니까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아' 안경

- '나는 피곤하니까 무조건 쉬어야 해' 안경

- '토요일엔 무조건 신나게 놀아야 해' 안경

- '토요일엔 밀린 일을 해야 해' 안경

- '또 특별할 것 없는 하루가 시작되었군' 안경

- '오늘도 할 일이 참 많구나. 아이구야-' 안경

- '난 주말이 싫어' 안경....

- '난 오늘도 혼자야' 안경...


내가 지금 무슨 안경을 쓰고 있는지가 궁금하다면,

지금 내 눈에 내가, 타인이, 세상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관찰하면 알 수 있다.

짜증이 나 있는가? 외로운가? 신나는가? 피곤한가? 우울한가? 감사한 마음인가? 기대가 되는가?



오늘 아침의 내 안경은,

'일단 급한 불은 껐고, 그래서 한시름 놓았고, 이제 조금 여유를 가져볼까?' 안경이다.

이 안경을 끼고 나니, 비로소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놓았던 '그림책에 나를 비춰보다' 연재가 생각난 것이다.

아침마다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머리 맡의 안경을 찾아 끼듯이,

오늘 하루의 삶을 보는 안경 또한 어떤 것을 끼는지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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