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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지컬스타 Feb 03. 2020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 관람기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게.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는(이하 여보셔) 입소문으로 호평이 나 있던 터라 예전부터 관람을 원했었고, 이제서야 실 관람을 하게 되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전파가 되고 있어 어딜 다니는게 매우 두렵고, 공연계도 타격이 크다고 전해 들은 바 있었으나, 이번 공연에서는 생각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보러 온것 같아서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고, 인터넷을 통해 전해들은 인기에 비하면 많이 줄어든 것으로 판단이 된다. 공연을 보러갈 여건이 안되시는 분들이나, 앞으로 보러갈 계획이 있으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적는다.

유니플렉스1관은 이블데드때 경험한 바가 있었다. 자리사이 간격이 좁고 단차가 높아서 2층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2층 난간이 있다고 하더라도 2층은 이동시 상당히 아찔하다. 공연시작과 함께 난간이 내려가면 상당히 위험한 공간이 연출된다. 아무리 이동을 제한 한다고 하더라도, 사람일이라는게 원하는대로 되는건 아니니까, 개선이 되었으면...


본격적으로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연출을 담당한 박소영 연출가의 경우 최근 연극 <오만과 편견>의 한국버전을 연출 하였고, 본 뮤지컬 <여신님은 보고 계셔>를 선보이며 대학로와 뮤지컬계의 '판을 뒤집어'놓은 연출가라고 한다. 그래도 여보셔 하면 더 유명한 콤비가 있으니, 이 작품 외에도 뮤지컬 레드북에서 성공적인 호흡을 맞추었던 두명이 있는데 바로 한정석 작가와 이선영 작곡가 콤비이다. 여러 매체를 통한 지난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정석 작가는 글을 쓸때 오로지 글 쓰기에만 매진하고, 이선영 작곡가는 이쪽일을 매우 사랑하는 것이 느껴졌다. 앞으로도 두분의 행보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인터뷰에서 재미있던 부분은 뮤지컬 탄생이 소설가 로맹 가리의 2차 세계대전 당시 수용소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일화에 바탕을 두며, 이 일화는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 '황산'에서도 언급 되는데, 소설의 대략적인 줄거리를 보자면..


<황산>은 시청률이 지상과제인 한 방송사가 ‘집단 수용소’라는 리얼리티 쇼를 기획·연출하는 것을 묘사하고 있다. 시민들은 무작위로 잡혀 와서 등록번호가 매겨지고 가혹한 수용소 생활을 강요당하고, 이를 견디지 못하는 포로들은 선택적으로 처형당한다. 이러한 야만적인 범죄행위는 TV로 생중계되고, 마침내는 시청자들의 투표로 처형시킬 포로를 뽑는 쌍방향 방송까지 계획되는데...수용소 안에 갇힌 사람들은 열악한 환경 때문에 서로를 해치며 야만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다 못한 한 포로가 '귀부인이 있으니 격식을 차려보자'라는 제안을 하게 된다. '귀부인'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낸 것, 그런데 그 제안을 수용소 안에 있는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그들만의 규칙과 문화를 만들며 서로를 존중하게 되었다고 하며, 덕분에 그 방에 있던 포로들만 무사히 수감생활을 마칠 수 있었다는 결말.


예전에 방송에서 영화 스윙키즈의 원작인 뮤지컬 로기수가 포로수용소에서 가면을 쓰고 춤을 추고 있던 병사들의 사진 한 장에서 모티브가 되었다는 점, 뮤지컬 미스사이공은 베트남에서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 울고 있는 혼혈 아이의 사진 한장에서 비롯되었다는 점등을 이야기 한 것 처럼 작가에게 영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부분이었다.



다시 뮤지컬 이야기로 돌아와,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보자면,


한국 전쟁이 한창이던 당시.
국군 대위 한영범은 인민군 이창섭, 류순호, 변주화, 조동현을 포로수용소로 이송하는 특별임무를 부여 받고, 부하 신석구와 함께 이송선에 오른다.그러나 포로들은 배 위에서 폭동을 일으키고, 폭동 중에 기상악화로 고장 나버린 이송선 때문에 여섯 명의 병사들은 무인도에 고립된다.유일하게 배를 수리할 수 있는 순호는 전쟁후유증으로 정신을 놓은 상태. 생존 본능만 남겨진 채 병사들은 점점 야만적으로 변해간다.그 와중에 인질이 된 영범은 악몽에 시달리는 순호에게 여신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주고, 순호는 여신님에 빠져 안정을 되찾아 간다.모두는 순호를 변화시키기 위해 ‘여신님이 보고 계셔 대작전’을 시작하고 가상의 여신님을 위한 공동의 규칙을 세우는데……


전체적인 컨셉에서 영화 혹은 연극 웰컴투동막골(이하 동막골)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고립된 환경에서 미군, 남한군과 북한국과의 대립. 그리고 마을주민들과 정신이 이상한(?) 사람 하나... 물론 뮤지컬 여보셔에서는 "여신"이라는 가상의 대상을 만들어내, 인물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극의 핵심 줄거리를 이어 나간다는 점이 다르지만, 동막골에서도 북한군인이 정신이 이상한 소년를 사모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던가?(오래 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아무튼 두 개의 작품은 다소 다른 방식으로 전쟁의 부질 없음과 화해에 대해서 똑같이 말하고 있는 듯 하다.


동막골 영화가 인기를 많이 끈 비결이 당시 사람들이 느와르와 폭력이 난무한던 영화사에 따뜻한 감성을 지닌 특별한 영화를 만났다고 표현했던 것처럼, 뮤지컬 여보셔 또한 색다른 소재로 누구나의 마음속에 있는 이상적인 여인상의 따뜻함을 돌이켜보게 하는 감성적 뮤지컬이라는 점이 특징일것 같다. 또한, 위의인터뷰에서 알 수 있듯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귀에 착착 감기는 노래 속에 모든 감정이 다 들어있다고 할 정도로 다양한 감정을 넣었고, 훅훅 뛰어야 하는 장면은 또 뮤직비디오처럼 지나가게 만들기도 했으며, 각 장면이 갖고 있는 특징과 느낌을 최대한 끌어올리자는 것이 컨셉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동요같은 음악도 나오고 ‘꿈결에 실어’ 같이 잔잔한 곡에선 관객들이 쉴 수 있도록 한 것처럼 대중과 친밀해 지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그대가 보시기에’ 리프라이즈 같은 경우도 노래 자체가 굉장히 밝고 귀여워서 안무 역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관객들이 따라 할 수 있는, 마치 율동 같은 느낌이고, ‘악몽에게 빌어’는 순호의 악몽이 계속되는 걸 돌림노래로 표현하고 있어서 꿈의 반복처럼 시체들이 살아났다 다시 죽는 모습을 구상했다고 한다.


레드북에서도 호흡을 맞추었던 두 사람은 "인간이 관계를 통해 성장하고 세상을 더 선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존재라는 믿음" 이 바탕에 깔려 있어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와 뮤지컬 레드북은 같은 위로를 주고 있다고 했다.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게.



"여신님이 보고계셔 타이틀 넘버"는 아주 훌륭하다. 이 넘버를 알게 된 것만 해도 굉장한 소득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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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중소극장 뮤지컬을 거쳐간 많은 이들이 영화나 드라마로 진출하는 것을 볼 수 가 있다. 그만큼 뮤지컬 작품이 잘 만들어졌다는 반증이 될 수 있을텐데, 본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가 딱 그런 뮤지컬이 아닌가 싶다. 본작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잇따라 응답하라 1988에 출연했으며. 주연급인 성노을 역의 최성원을 비롯하여 단역들로는 불량배 역할의 임철수와 심재현, 운동권 학생 역의 이재균, 노을이의 같은반 친구이자 전국 노래자랑 예선때 기타반주를 해 준 남혁 역의 주민진이 카메오 및 단역으로 출연했다고 한다. 또한 본작에 출연하였던 배우 중 일부가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주연으로 출연하였다. 재연에서 인민군 상위 이창섭 역을 맡았던 박해수 배우는 무려 주인공인 야구선수 김제혁 역으로, 사연에서 남한군 신석구 역으로 출연해 나사빠진 연기로 호응을 얻으며 석뀨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이규형 배우는 큰 화제를 낳았던 게이 약사 유한양 역으로 출연해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또한 재연의 신석구 역을 맡았던 최성원 배우 역시 5화~7화에 출연한 점박이 역을 맡았고, 해당 작품에 대학로 연기파 배우들이 다수 출연했다는 점도 이러한 사실의 뒷 받침이 될 수 있겠다.



이번 공연을 끝으로 여신님이 보고계셔는 재 정비에 들어가는 것 같다. 손볼곳은 손보고, 더할것들은 더해서 더 사랑을 받게 되기를 바라며, 좋은 휴식 기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마친다(인민군 복장이 남한군과 좀 차별화 되었으면 하는 개인적 바람을 남기며..) 대중이 사랑하는대는 다 이유가 있다!


못 다한 이야기는 방송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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