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싱어가 시즌3로 돌아왔다!
뮤지컬, 성악, 크로스오버 장르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지난해 JTBC의 슈퍼밴드 프로그램을 보면서 많은 갈증을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몇 해를 이어오던 팬텀싱어의 애청자 분들에게는 더더욱 그랬을것 같다.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분들이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을 애타게 찾고있는 이 시점에 초봄의 단비처럼 팬텀싱어 시즌3가 찾아왔다.
현 시점으로 2회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상당히 뜨거운것 같다. 본 방송에서 응원했던 더블캐스팅 프로그램이 조용해 막을 내린것과는 대조적인데, 이 부분은 필자에게 상당히 아쉬운 점이다.
팬텀싱어가 많은 분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 것은 기존 우승자들에 의해 결성된 팀들이 활발히 크로스오버 공연을 펼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대중매채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소식을 알리고 있는 점(복면가왕 프로그램에도 종종 나온다), 그리고 그들의 음악적 성향 및 실력이 매우 훌륭하다는 점들을 시청자들이 캐치한 것일텐데, 필자는 "음향의 우수성" 및 "프로그램의 지향점" 이 두 부분에서 몇가지 차별점을 발견했다.
최상위의 우수한 인재들 발굴, "오디션"에서 벗어난 "공연"에 가까운 무대
필자는 런던 로열 오페라단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 그런데, 이번 시즌에 참가한 사람 중 그 오페라단에 소속한 길병민씨의 노래를 듣고 깜짝 놀랐다. 소위 클라스가 다르다고 할까? 노래 내내 안정적인 발성 및 눈빛 연기, 좌중을 압도하는 성량 및 음악적 전개는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예일대 음대 출신의 존노의 음악은 또 어떠한가? 듣는내내 그 목소리를 탐하며, 온몸에서 올라오는 전율을 느낄 수 있었던 무대였다.
트랜드에 부합한 고품질 안방 공연의 완성
최근 타 방송국의 열풍과도 같은 트롯몰이는 JTBC에게 상당한 부담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슈퍼밴드의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성적은 더더욱 "다크호스", "한 방"에 대한 갈망이 있었을 것이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안방극장, 안방공연의 대 활성화와 크로스오버 방송의 연륜(?)을 가지고 있는 JTBC에게는 너무나도 좋은 타이밍이었을 것이고,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절호의 기회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된다.
물론 쇼미더머니와 같은 경연 프로그램에서 이미 해외 오디션을 많이 시도한 적인 있지만, 이번에 팬텀싱어에서 해외오디션을 진행한 것을 보면 이러한 추측을 어느정도 신빙성 있게 만들어 준다. 독일 유학 중 참가한 구본수 성악가가 들려준 'Music Of The Night'은 매우매우 신선한 충격이었으며, 물론 해외 오디션을 통해 진출한 참가자는 아니지만 남태평양 '피지' 최초의 성악가라는 소코의 '첫사랑'이라는 곡을 들었을때의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다.남아도는 호흡에 의해 소리의 파장을 늘였다 줄였다 하면서.. 게다가 외국인이 부르는 외로움, 사랑의 감정이라니! 옥주현 배우의 눈물이 이해되는 순간 이었다.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다. 다양한 크로스오버 가수들의 향연
도데체 세상에는 얼마나 노래를 잘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일까? 모든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지만, 장르가 장르인 만큼 필자는 팬텀싱어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더 하게 된다. 그도 그럴것이 펼쳐놓은 판이 좋아서 그런지, 숨은 실력자들도 속속 참여하여 그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피아노 치는 소리꾼 고영열이 부르는 '사랑가'를 들으면서, "이것은 시합인가 공연인가?" 가수의 기량을 만끽하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또, 다크 테너로 돌아온 어린 왕자 최진호 '죽음의 무도'는 어떠한가? 지난 시즌에서도 보통실력은 아님을 알 수 있었지만, 이번 시즌에서 보여주는 클래식 하면서도 오페라틱한 그의 무대는 다시보기를 몇번을 해도 지겹지 않은 느낌이었다.
많은 참가자들이 다들 뛰어난 기량을 뽑내었지만, 몇몇 참가자만 소개한것 같아서 아쉽다. 그래도 꼭 이야기 하고 싶은 참가자가 있는데, 바로 뮤지컬 배우 신재범 배우이다. 수 많은 성악가들 틈에서 뮤지컬 배우들의 목소리가 조금 묻히지 않을까 염려 하기도 했지만, 노래는 목으로만 하는것이 아니라 눈빛과 연기를 통해 전달되는 것이 배가 된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었던 신재범 배우의 모습에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 앞으로도 그의 경연이 기대가 된다.
앞서 말한 더블캐스팅의 무대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바로 "집중하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이에 반해 팬텀싱어의 장점은 바로 그 "집중도"에 있는것 같은데, 이는 무대구성 및 음향, 출연 참가자 선정 및 배치등 복합적인 효과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기존의 취지인 "오디션"이 주는 날것의 느낌은 매우 적을 것이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춘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시청자들은 고난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어떤 시청자들은 그 모습을 보면서 채널을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감동의 모습은 너무나도 다채롭고 그때그때 달라서,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일 수 있겠는데, 이번 JTBC의 설정및 타겟은 비교적 잘 들어간것 같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너무 상위 클라스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좀 비인간적(?)으로 보이는것도 사실이다. 참가자들의 실력이 너무 출중하다보면(출중한 사람만 보여주다보면) 쇼미더머니에서 가사를 절고 실수하는 모습이 오히려 인간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오디션 프로 피로"를 느낄 만큼 다양한 경연 프로들을 봐 왔고 들어왔다. 그러면서 필자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경연 상황을 "예민"하게 지켜봤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어떻네 저건 어떻네, 누군 어디가 부족(?)하네"하면서...필자도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혼자말로 어떻네 저떻네 하다가, 내 자신의 실력을 돌아보며 자괴감을 느낀게 한두번이 아니다 ㅋㅋ
아까 말한 타겟을 아주 많이 낮춰서 평범한 사람의 비상한 예술감각을 키워내는 그런 프로가 나온다면 어떨까? 좀 더 친숙해 질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은 항상 시험은 아니라는걸 누가 필자 및 여러 사람에게 꼭 깨우쳐 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마친다.
못 다한 이야기는 방송에서 만나요~
http://www.podbbang.com/ch/134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