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kenstein the Musical - Review
"괴물"에 대한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괴상하게 생긴 물체. 괴상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이라고 나온다. 하지만 어릴적 정서적인 영향일지 아니면 모든 사람들의 마음 한 구석의 어두운 면일지 모르지만, 어쨌든 가끔 남들과 다른것 같고 남들과 어울리지 못할것만 같고, 심지어 내가 생각해도 자신이 이상하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마치 '괴물'이란 타이틀이 어울릴 것 처럼.자기애가 부족해서 그렇다고 치부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꼭 그렇게 단정지을 수는 없을것 같다. 그냥 그렇다,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물론 오늘 얘기할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야기는 조금 다르지만, '누가 괴물인가?'에 대한 의문만은 뚜렷이 가지고 있는것 같다. 다만 공연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극 중의 "난 괴물"이라는 노래에서 느껴지는 느낌이 그러한 처절한 외로움을 느끼게 하는것 같아, 아마도 곡을 만들거나 극을 올린 사람들 중에서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막연한 생각만을 가지고 공연장을 찾았다.
우리가 생각하는 프랑켄슈타인은, 아주 오래된 영화의 영향으로 "프랑켄슈타인=괴물이름" 이라는 고정관념이 생겨 버렸고 프랑켄슈타인이 박사 이름이라고 하면 오히려 놀라고 어색하게 생각되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하지만 프랑켄슈타인은 박사의 이름이고 오래된 천재소설가 메리 셸리의 작품임은 지난 방송에서 다룬 바 있다.
난 아직 류정한 배우의 공연을 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는 류정한과 박은태 배우의 공연을 보고 싶었는데 아뿔싸, 박은태 배우는 뮤지컬 지킬앤 하이드(아님 메디슨카운티의 다리?)의 준비를 위해 하차를 한 상태이고, 류정한 배우의 티켓도 구하지 못했다. 아쉽기는 했지만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는 배우 민우혁씨와 TV를 통해서도 활약을 보고 있는 카이 배우의 공연을 보기로 했다.
프랑켄슈타인 프레스콜의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차치하고라도 민우혁이라는 배우에 대한 기대감이 큰게 사실이었다. 놀랍지 않은가? 전직 야구선수라니, 물론 운동선수들이 폐활량이 좋아서 가수나 뮤지컬 배우로 전향하는 경우가 많기도 하지만 말이다. 또, 10년간의 무명시절이 있었다는 것이 더 놀랍다. 이런 배우를 모르고 있었다니...불후의 명곡이라는 TV프로만 열심히 봤어도, 아마 지금쯤 민우혁 배우의 공연 예매를 위해 열심히 컴퓨터에서 클릭을 할 수도 있을텐데 말이다.
공연에 앞서, 앙리와 빅터의 관계와 대부분의 주요 배우들이 1인 2역 했다는 것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다.
앙리의 머리를 이용해 신체 접합 술을 시행 했다면 극 진행상 어색함은 없을 것인데... 다른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1인 2역을 한다는 것일까? 또한 어떻게 이러한 연기의 어색함을 잘 풀어 나갈 수 있을지 정말 궁금했다.
공연이 시작되고 앞서 생각한 모든 의문들은 하나같이 다 사라지고, 공연의 완성도나 인물들의 연기 및 노래실력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눈물까지 흘려가면서 공연을 관람했다. 많은 블로거들의 말처럼 "이런 작품이 국내 창작이라는게 자랑스러울 정도"였다.
음악감독은 노력하는 천재라고 불리는 이성준 감독이 ,그리고 연출은 벤허등의 연출가 왕용범 연출이 맡았으며 일본등으로 수출이 이루어지고 있는 국내 창작 뮤지컬임을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다. 각 넘버들을 소개 하면서 감상을 전달하자면,
1. 단 하나의 미래
https://youtu.be/cBxI0ng2sB4
:뮤지컬 프랑켄 슈타인은 상하공간을 통해 두 배우의 심리묘사등을 잘 대조시키고 있는데, 이 노래에서도 그런 점이 잘 표현되고 있다. 또한 두 사람의 성량이 거의 폭발하듯이 진행되는 곡전개가 흥미진진하다. 노래의 완성도 또한 높다고 느껴진다.
2. 평화의 시대
: 전쟁이 끝나고 모든 사람들은 평화를 이야기 한다. 무도회 씬이 비중이 크지 않아서 그런지 어둡게 연출되었고, 다소 초라한 느낌이다. 이전 방송에서 다루었던 뮤지컬 안나까레니나의 완성도 높은 무도회 씬의 기억때문인것 같다.
3. 혼잣말
: 줄리아의 외로움을 잘 표현한 음악이며, 높은 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배우가 잘 표현해 내는것 같다.
https://youtu.be/mLdT4OKwQBM
4. 외로운 소년의 이야기
: 전반부의 진행이 전개를 위한 설명이 다소 천천히 진행 되었다면, 이 넘버부터 전개가 빠르고 드라마틱하게 진행되며, 특히나 흑사병으로 죽게된 엄마를 살려내겠다고 시신을 끌고다니는 빅터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먹먹해 지기 시작한다.
아역 배우의 연기또한 나무랄데 없이 좋았고, 목소리도 알아듣기 쉽게 잘 표현한것 같다.
5. 한 잔의 술에 인생을 담아
: 아마 이 곡이 남자 배우들의 매력을 어필하기 가장 좋은 곡이 아닐까 싶다. 유머 코드는 물론 율동 및 개인이 가지고 있는 많은 장기들을 발산할 수 있는 곡이기 때문이다. 지져스크라이스트슈퍼스타의 한지상 배우의 모습에서 비쳐 보건데, 아마 프랑켄슈타인에서도 한지상배우가 빛이 났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카이 배우 버전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https://youtu.be/9GDmAIwDCF8
6. 나는 왜
: 이 곡에선, 지킬박사의 고뇌가 자꾸 떠오르는 건 왜일까? 아마도 곡의 배경이나, 주인공의 갈등하는 모습이 흡사해서 그런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7. 너의 꿈 속에서
: 가장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곡으로 알고 있다. 또한 공연장에서 박수가 가장 많이 나온 넘버이기도 하다. 계속해서 드는 생각은 정말 친구를 위해, 쫓는 꿈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가 였다.
https://youtu.be/2JV_iykD7y4
8. 위대한 생명창조의 역사가 시작된다.
: 이 곡을 위해 수 많은 오토메이션 장비 및 특수효과가 사용되었을 것이고, 많은 예산이 투입되었을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또한 곡의 느낌이나 배우의 연기 또한 좋아서, 곡이 끝나고 나서도 계속해서 운율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다.
9. 도망자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연출기법을 잘 표현하고 있는 넘버이다. 먼저 현재의 이야기가 나오고, 과거부터 시간을 거슬러 오르면서 이 시간과 만나게 되는 연출 기법인데, 아마 이런 부분을 표현하는데 배우들이 매우 힘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10. 남자의 세계
: 재즈 풍의 곡으로, 지하세계의 잔인무도함과 비정함을 표현하려고 한것 같다. 그런데, 아무래도 배우들이 그런 재즈풍의 느낌까지 모두 소화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물론 나쁘다는 것은 아니나, 좀더 무대를 흔들어 버릴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나의 이런 모든 생각을 뒤집어 버린것은, 공연이 끝나고 이 무대를 곰곰히 생각해 보다가 "아 모든 주연배우가 1인2역을 한다고 했으니!" 박혜나의 1인 2역 이었다니!!! 너무나 놀라서 말을 잊지 못했다. 빅터 누나의 절절하고 숭고한 느낌을 그렇게 잘 살린 배우가 지하세계의 여주인 역할을 그렇게 소화해 내다니, 정말 놀랍지 않은가? 아까 재즈풍의 어쩌고 저쩌고 했던말 취소다.
11. 넌 괴물이야
: 아무래도 중학생 이상 관람가 공연이다 보니, 잔인하고 비정한 모습은 덜 느껴지긴 했다. 아니면 우리 성인들이 잔인한 것들에 너무 노출이 되어있지는 않은가 반성이 되기도 했다. 위에서 말한것 처럼 재즈풍의 무대를 뒤흔드는 느낌은 좀 덜한것 같아서 아쉬웠지만, 민우혁 배우의 1인2역은 대단했다.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도 목이 멀쩡할 수 있다니!!
12. 그 곳에는
: 카이 배우의 연기력의 진가를 발휘하는 곡이 아닌가 싶다. 순수한 괴물의 목소리로 이 곡을 부르는데, 그때부터 객석의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지 않았나 생각한다. 너무나 잔인한 세계에 이다지도 순수한 사랑이라니. 괴물의 이런 순수한 사랑은 뒤에 무참히도 깨져버리고 말지만, 이 곡에서 만큼은 너무나 아름답고 천진하다. 그래서 더 슬프다. 그리고 이렇게 어려운 곡을 그렇게 쉽게 불러버리는 카이배우라니, 정말 대단했다.
13. 산다는 거
: 난, 까뜨린느가 여주인공인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비중이 다소 작았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 또한번 깨닫게 되었지만, 이 또한 이지혜 배우의 1인2역이었던 것이다!! 대단한 배우들이다.
14. 난 괴물
: 어떻게 보면 극의 모든 내용을 설명하는 노래, 그 만큼 이 곡에 모든 감정이 응축되어 있는것 같다. 난 이 곡을 처음 접하게 된것이 박은태 배우의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였는데, 그때의 그 슬픈 느낌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마치 공연을 보지 않아도 내용을 알게 될것처럼...
https://youtu.be/XhiSAGJ_Fkw
15. 그 날에 내가
: 민우혁과 박혜나의 연기가 매우 일품이다. 그리고 민우혁 배우가 누나 가지마 하면서 우는 모습이 너무나도 애처롭고 슬퍼서 많은 사람들의 눈물을 훔치게 만든 곡이 아닌가 싶다. 또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주요 연출기법 중에 하나인, 어른의 모습에 어린시절을 투영시켜 버리는 부분도 아주 효과적이 아니었다 싶다. 보는 사람도 감정이입이 되어버리는 효과가 있는것 같다.
https://youtu.be/u6hfwHa4DPs
16. 상처
: 괴물은 한 길을잃은 소년을 만나게 되고, "나도 길을 잃었는데" 하면서 소년에게 너무나도 친절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너도 크면 인간행세를 하겠지." "그러지마"하면서 너무나도 갑자기 소년을 호수에 빠뜨리고, 객석은 잠시 혼돈에 휩싸인다. 물론 이 장면을 가지고 많은 이야기 들이 있고, 어떤 분은 괴물이 인간성을 완전히 버리는 장면이라고도 하고, 또 앙리의 어린시절을 표현한것이라고도 한다. 난 보면서 호수에 빠지는 소년은 빅터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다. "창조주 행세를 하지 마라"라는 괴물의 일종의 경고가 아니었을까?
17. 후회
줄리아의 주검앞에서 있는 빅터의 모습에서 또 지킬앤 하이드의 장면이 오버랩되는것은 왜일까? 아무래도 분위기 탓이겠지?
https://youtu.be/0n93g5Beu9Y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3연, 4연 해들 더해가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뮤지컬들이 많아지고 있다. 심지어 매니아 층도 두꺼워지고 있어, 뮤지컬 공연의 인기가 더욱더 견고해지고 있는것 같다. 이에 더해 국내 창작뮤지컬로 3연까지 공연을 하면서 계속해서 매진사례를 창출하고 있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야말로 한류가 아닌가 싶다. 8월26일까지 공연이 진행중이니, 안 보신분들은 빠른 시일내에 공연장을 찾기를 추천드리면서, 글을 마친다.
못다한 얘기는 방송을 통해서 만나요!
http://www.podbbang.com/ch/134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