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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상 Oct 30. 2016

#20. "괜찮아, 넌 내게 너무나도 완벽해"

P!nk - Fuckin' Perfect

아티스트 : P!nk
장르 : 팝
발매 : 2010.11.18
배급 : Sony Music
비정규 앨범 [Greatest Hits...So Far!!!]의 열여덟 번째 트랙 곡




그렇게 말해줘도 소용없어. 얜 모자라서 그런 말 못 알아들어.

너 회사 가면 왕따 당하겠다.


작년 이 맘 때쯤, 대학교 기숙사 생활을 하는 동안 아르바이트했던 곳의 사장한테서 들었던 말이다.

사장의 언행이 꽤 거친 건 미리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용돈벌이를 위해 마음을 최대한 다스리며 묵묵히 방과 후 아르바이트를 다니고 있었던 차였다. 그렇게 버티던 차에 사장은 내게 거칠다 못해 뾰족한 말을 휙 던져버린 것이다.


나 말고 다른 아르바이트생 오빠는 사장의 언행에 학을 떼 돌연 일을 그만두었다. 나도 그 오빠의 탈출(?)에 기세를 이어받아 확 그만둬버릴까 생각을 했지만 당장 그만두면 용돈이 부족한 처지였다. 그렇다고 대학생이나 돼서 부모님께 용돈을 더 달라고 하기엔 죄송한 상황이었다.



cf. YouTube, P!nk - F**kin' Perfect


Made a wrong turn once or twice

한두 번 잘못된 선택을 했었어

Dug my way out, blood and fire

그리고는 정말 힘들게 빠져나왔어

Bad decisions, that's alright

나쁜 결정들, 다 괜찮아

Welcome to my silly life

바보 같은 내 인생에 온 걸 환영해


Mistreated, misplaced, misunderstood

학대당하고, 무시당하고, 오해받고

Miss 'No way, it's all good’

듣지 못한 ‘아냐, 다 괜찮아’

it didn't slow me down

그조차도 날 늦출 순 없었어


Mistaken, always second guessing, underestimated

실수했고, 항상 후회하고, 과소평가했어

Look, I'm still around

봐, 난 아직 살아있어


Pretty pretty please, don't you ever ever feel like your less then less than perfect

예쁜아 제발, 네가 정말 완벽한지 못하다고 느껴봤다면

Pretty pretty please, If you ever ever feel like you’re nothing

예쁜아 제발, 네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고 느껴봤다 해도

You are perfect to me

넌 내게 너무나도 완벽해


Your's so mean when you talk

넌 너에 대해 너무 못되게 말해

About yourself, You were wrong

하지만 넌 그렇지 않아

Change the voices in your head

네 머릿속의 목소리를 바꿔야 해

Make them like you instead

그들이 널 좋아하게 만들어봐


So complicated, look happy you’ll make it

너무 복잡하지만 너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봐

Filled with so much hatred Such a tired game

미움에 가득 차 있는 건 너무 피곤한 짓이야


It's enough

이제 됐어

I've done all I can think of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어

Chased down all my demons

내 안의 악마를 쫓아다니며 말이야

I've seen you do the same

너도 같은 짓을 하는 걸로 보여


Pretty pretty please, don't you ever ever feel like your less then less than perfect

예쁜아 제발, 네가 정말 완벽한지 못하다고 느껴봤다면

Pretty pretty please, If you ever ever feel like you’re nothing

예쁜아 제발, 네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고 느껴봤다 해도

You are perfect to me

넌 내게 너무나도 완벽해


The whole world's scared, so I swallow the fear

온 세상이 겁을 주자 난 두려움을 삼켰어

The only thing I should be drinking is an ice cold beer

내가 마실 건 차가운 맥주 한잔뿐이었어

So cool in lying and we try try try

거짓말이 차라리 편했어 몇 번이고 했었지만

but we try too hard and it's a waste of my time

너무 열심히 한 탓에 시간만 낭비하고 말았지


Done looking for the critics, cause they're everywhere

비평가들 눈치 보는 건 그만 할래, 그들은 어디에나 있는 걸

They don't like my jeans, they don't get my hair

내 청바지라던가 머리카락도 다 싫어하는 걸

Exchange ourselves and we do it all the time

우리를 바꿔버리고, 우린 그걸 항상 받아들였지

Why do we do that?

why do I do that?

why do I do that?

왜 우리가 그래야 해? 왜 내가 그래야 해?


Pretty pretty please, don't you ever ever feel like your less then less than perfect

예쁜아 제발, 네가 정말 완벽한지 못하다고 느껴봤다면

Pretty pretty please, If you ever ever feel like you’re nothing

예쁜아 제발, 네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고 느껴봤다 해도

You are perfect to me

넌 내게 너무나도 완벽해


You are perfect

You are perfect to me

넌 완벽해


Pretty pretty please, If you ever ever feel like you’re nothing

예쁜아 제발, 네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고 느껴봤다 해도

You are perfect to me

넌 내게 너무나도 완벽해




※ 위의 음악을 들으며 글을 읽어 주세요.

이 글은 <뮤직에세이 - 음악으로 글쓰기> 입니다. :)





Your's so mean when you talk
넌 너에 대해 너무 못되게 말해


하루에 한 번, 어쩔 땐 그 이상으로 사장에게서 계속 모욕적인 말을 듣다 보니 점점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끊임없는 자책까지 하게 됐다.

'난 진짜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인가?', '내가 회사에 갈 수나 있을까?', '내 성격이 정말 이상한가?'라면서.

지금은 덤덤하게 이 글을 쓰지만, 그 당시엔 밤에 잠도 잘 이루지 못하고 악몽도 자주 꿨다.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면 오늘 하루에 대한 두려움에 젖어 한숨만 뱉기도 했다.

부정적 생각의 힘은 무시무시했다. 한 번 부정적인 생각을 품으니 끝도 없이 부정적 에너지가 내게로 모여들었다. 내가 나에게 못된 생각을 한 번 품으니 꼬리에 꼬리를 물어 계속 품게 되었고, 나중엔 정말 나 자신이 못나 보였다. 아침에 겨우 몸을 일으켜 만난 거울 속의 나는 너무도 초쵀하고 자신감이 없어 보였다.




세윤아, 이런 힘든 경험을 좀 해봐야 너가 더 단단해져


하루하루를 힘들어하던 내게 룸메이트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세윤아, 너가 이렇게 모진 말 듣고 맘고생하는 게 지금은 힘들어도 나중엔 도움될 수 있어. 너가 나중에 회사 가면 그 사장보다 더 말 거칠게 하는 사람 많을 거야. 그리고 앞으로 네가 사는 동안 진짜 이상한 사람들 많이 만날 텐데 이런 경험을 좀 해봐야 너가 더 단단해져. 좋게 생각해."라고.

그래, 버티기로 했다. 기숙사에 같이 사는 친구들 앞에서 힘든 걸 털어놓다가 크게 한 번 울고 '그까짓 것 버텨보자'라며 굳게 다짐했다.


그리고 학기가 끝난 12월의 어느 날, 나는 마지막 '버팀'을 끝냈다.

룸메이트 친구 말이 맞았다. 한 번 꾹 참고 버텨보니, 그 이후로 만나게 되는 웬만큼 거친 사람이나 힘든 일도 아르바이트를 하기 전보다는 능숙하게 넘길 수 있게 되었다.




가을과 겨울, 슬픔과 설렘


요즘은 완연한 가을이다. 가을을 넘어 겨울도 느껴진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언제 이 더위가 끝나나, 했었는데.

조금 이상할 수도 있지만, 나는 사람과 환경을 냄새로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엄마 냄새, 아버지 냄새, 친구 냄새. 그리고 내가 가끔 가는 호수공원 냄새, 우리 집 엘리베이터 냄새, 학교 냄새, 버스 정류장 냄새.

그리고 봄 냄새, 여름 냄새, 가을 냄새, 겨울 냄새.

내겐 특히 가을과 겨울에 많은 슬픔과 설렘의 사건들이 있었고, 그 덕분에 가을과 겨울의 냄새를 맡으면 추억들 속에 빠지면서 슬픔과 설렘의 감정 또한 한꺼번에 다가온다.


슬픔.

초등학교 시절, 담임선생님이 집안 사정이 어려워 수련회비를 못 내는 나를 반 친구들이 전부 앉아 있는 교실 앞으로 불러내어 "너네 집이 그렇게 어렵니?"라고 크게 물어보며 어린 내가 미처 감당 못할 치욕과 창피함을 안겨주었지만, 나는 그저 눈물을 쏟지 않으려 갖은 애를 썼던 그때.

대입 수능 보기 며칠 전, 간절히 바랐던 대학에서 예비번호 1번을 받고 결국엔 떨어졌던 그때.

작년 이맘때쯤, 아르바이트했던 가게 사장한테서 온갖 모욕적인 소리를 들었던 그때.

그리고, 좋아서 시작한 연애가 좋지 않게 끝났던 그때.


설렘.

중학교 시절, 나에게 처음으로 '절친'이 생겼던 그때.

고등학교 시절, 부모님 몰래 후배와 쇼핑몰 음악 콘테스트에 나가 2등을 하고 상금 백만 원을 탔던 그때.

대학교 시절, 교내 프레젠테이션 경연전에 참가해 생전 처음으로 심사위원들이 지켜보고 있는 무대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2등 상을 탔던 그때.

대학교 휴학 시절, 친구와 여기저기서 버스킹 공연을 하며 기분 좋은 두근거림을 느꼈던 그때.

그리고, 여기에 언제든지 나의 이야기를 써 내려갈 수 있는, 또한 써 내려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




If you ever ever feel like you’re nothing
네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고 느껴봤다 해도


생각의 물에 담가지는 건 괜찮지만 생각의 늪에 빠져서는 안 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에 허우적대지 않고 스스로 생각을 끊어낼 수 있어야 한다.
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어서 생각을 하게 되면 올바르게 생각할 수 없다.

<순하재 - 생각 길들이기>


나에겐 어떤 가을이 간혹 찾아온다. 슬픈 추억 속에 너무 깊게 빠져 금방 헤어 나오지 못하는 어떤 가을이.

그럴 때 나는 그곳을 어서 나오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때의 슬픈 상황을 다시 곱씹기도 하고 그때를 나름 열심히 극복했던 과거의 나도 떠올린다.

그리고는 슬픔과 좌절의 상황을 겪었던, 극복했던, 이제는 그때를 웃으면서 말하기까지의 내 모습들을 파노라마처럼 쫘악 펼쳐 본다. 파노라마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길이 하나 있다. 나는 그 길로 조심스레 걸어간다. 걸어가다 보니 다시 과거의 내가 보인다. 어린 나이에 미처 감당 못할 슬픔을 겪었던 나, 누구에게도 힘듬을 토로하지 못하고 혼자 욱여 삼켰던 나, 속으로는 상처를 지녔지만 내색하지 않았던 나.

나는 과거의 내게 다가간다.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맘껏 울 수 있게끔 품을 내준다. 그리고는 괜찮다고, 넌 완벽한 아이라고 말해준다.


 


You are perfect to me
넌 내게 너무나도 완벽해


수많은 상처들은 단순히 상처로 끝나지 않는다. 상처에 극복을 더하고 시간을 더하면 경험과 성장이 된다.

그러다가도 문득문득 슬럼프가 올 때면, 그 슬럼프를 외면하지 말자. 과거의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꼭 안아주고 맘껏 울 수 있게 하자. 그러면 현재의 나 또한 위로를 받을 것이며 "그래, 난 완벽한 걸"이라 말하며 다시 달려갈 힘을 얻을 것이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음악을 쓰는 여자의 더 자세한 내막이 궁금하시다면.

http://blog.naver.com/colday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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