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포크 기획단계에서 간단한 소품곡 집으로 앨범을 낼 생각을 했었다.
당시 녹음 중이던 앨범 외에도 구상을 끝낸 앨범이 많기에
어떤 곡을 인천의 포크에 넣어야 할까, 소품곡 집이면 노래를 새로 만들까 고민이 많았다.
첫 번째 곡, 점심시간 종소리.
이번 소품곡 집의 주제로 인천의 포크로 생각을 하다 보니
인천의 기억을 담은 곡을 내고 싶다 생각이 들었다.
직접적인 인천을 노래하진 않지만 인천에서 살아오면서 매 순간들 느꼈던 감정들 말이다.
학창 시절의 기억을 노래한 ‘점심시간 종소리’
이 앨범에 아련함을 남기고 싶었다.
점심시간 종소리는 원래 짤막하게 여운을 남기는 노래이지만
그럼 다른 한곡은 무얼 부를까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방 안에서 위스키를 한잔하다 문득 과거의 좋아했던 친구가 떠올랐다.
순간 내가 느꼈던 방의 분위기가 그 친구와 내가 좋아했던 Think coffee의 냄새와 닮아서였을까.
그때의 우리를 이야기 한 I think you.
그렇게 I think you를 결정하기로 했다.
잠시 마이크를 연결해서 녹음을 해보았다.
녹음을 해보다 이 곡의 분위기는 차분하게 건반으로 가도 좋겠다 싶어서 건반을 위해
채보를 하였다.
실 녹음은 김빛나 님께서 연주를 해주셨다.
가슴을 파고드는 연주를 해주신 김빛나 님께 감사인사를 올린다.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보게 된 디자이너 U.RE님의 글귀.
-나의 디자인은 당신의 해석으로 마무리되기를 바라며-
이 글귀를 보고 공감이 많이 되었다.
공연 후 나의 음악에 대하여 청자들은 어떤 감상을 할까.
들어보면 어쩜 그렇게 다 다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 곡을 썼을 때의 의도와는 다르게 어떤 이는 슬프게, 어떤 이는 담담하게,
혹은 ‘가사가 슬픈 것과 무관하게 이 노래는 기쁨을 의미한다’ 등의 다양한 감상이 존재하였다.
실제로 나도 작곡을 했던 당시 기분과는 다른 감정으로 부르기도 하는 걸.
그로 인해 만든 곡 Re-interpret.
나의 음악은 당신의 재해석으로 마무리되기를 바란다.
레코딩에 관하여
프로듀서이자 녹음 및 믹스로 줄리아드림의 박준형 님이 함께해주셨다.
박준형 님은 홍대의 네임드 밴드 줄리아드림의 기타, 보컬이다.
줄리아드림은 싸이키델릭의 본토인 미국, 그곳의 싸이키델릭 페스티벌에서도 초청이 오는 밴드다.
그 외 김현중 밴드의 작곡가와 기타리스트로 활동을 하고 있는
음악에 대한 열정, 실력이 출중한 뮤지션이자, 친형이다.
음악 씬에 귀감이 가는 음악 형제 박준형 박준성
우린 맨날 쌈박질하는 겔러거 형제와는 차원이 다른 우애를 보여주는 형제이다.
여하튼.. 리코딩을 위해 스케줄을 잡고 녹음을 들어갔다가 이 두 형제는 녹음을 갈아엎었다. 두 번이나..
음원 발매란 애초 녹음이 잘 되어야 후회 없는데 첫 번째 녹음에서는 내 연주가 마음에 안 들었고,
두 번째는 짧아진 손톱의 톤이 심히 마음에 들지 않아, 두 번이나 재끼고 결국 네일샵에 가서 인조손톱을 붙여 세 번째 녹음에 Re-interpret과 점심시간 종소리를 총 두시 간 만에 기타 보컬까지 녹음을 끝냈다.
이후 I think you를 위한 보컬 녹음을 따로 하였다.
인천의 포크 PPT 발표하러 동인천에 갔을 당시 중고차 해외 수출 선박 화재가 발생했었는데
발표날이 선체 뚜껑을 열었기에 그 안에서 나오는 연기로 온 동네가 자욱했다.
그때 연기를 직격타로 마신 인천의 포크 3인방은 다음날 목이 심하게 안 좋아졌다.
나는... 심지어 보컬 녹음이었는데....
보컬 녹음할 때 목이 너무 안 좋아 조금 고생을 많이 했다.
그로 인해 믹스에서 박준형 님이 고생을 많이 하였다.
녹음 후 일본에 공연을 다녀오신 박준형 님의 스케줄과 마스터링 스케줄의 텀이 너무 가까워서
일본 공연을 다녀오신 박준형 님이 밤을 새우며... 살과 피와 뼈를 갈아 넣어 믹스를 해주셨다..
생각해보니 형한테 맛있는 걸 사줘야 하는데 안 사주고 얻어먹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귀감이 가는 형은 맞는데 동생은 아닌 듯하다.
마스터링
이번 작업의 마스터링은 소노리티 마스터링 스튜디오에서 진행하였다.
이재수 감독님의 손길을 받아 인천의 포크 앨범의 마스터가 완성되었다.
마스터링이라는 작업을 지켜본 적은 처음이었는데,
누군가 믹스는 기초 베이스 화장, 마스터는 색조를 포함한 화장의 완성이라고 했었다.
믹스로 잘 정돈한 음원을 마스터링이라는 작업을 통해 더욱더 도드라지게,
좋은 색을 입혀 생동감이 있게 해 주었다.
“마스터 뭐 굳이 따로 할 필요 있어?” 그냥 믹스하면서 같이 해버려도 되잖아
라는 말을 종종 들었는데,, 마스터를 몸으로 느껴보면 정말 다른 듯하다.
소노리티 마스터링 스튜디오...
사랑합니다 이재수 감독님....
라이브 클립 제작과정
처음 뮤직비디오의 후보로 점심시간 종소리와 I think you가 있었다.
인천의 포크 멤버들과 논의 결과 ‘점심시간 종소리’가 만장일치로 선택되었고,
애초 ‘점심시간 종소리’의 작곡과 동시에 라이브 클립에 대한 그림을 그려두어서 기획하기에 수월했다.
이후 일사천리로 장소 섭외 및 촬영 감독, 음악 감독, 라이브 클립의 세션까지 알아보았다.
촬영감독으로는 같은 학교 동문이자 크리에이터로 활발한 활동을 하는 YongE님.
일단 로케이션 확정을 위해 송도고등학교를 가서 교감선생님이 된 고3 시절 국어 선생님과..
일정 및 시간을 정했고 그 일자는 10일 1시이었다.
촬영 당일 다행히도 볕이 좋아서 촬영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가장 좋은 앵글을 보인 장소는 복도와 교실.
두 장소에서 모두 찍고 추후 마음에 드는 테이크를 파이널 컷으로 결정하기로 논의를 하였다.
교실에서 촬영한 테이크 #4를 파이널 컷으로 확정하였다.
7월 10일 발매될 첫 번째 싱글 컷이 나오는 동시에 뮤직비디오가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