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오르막이고 나는 늘 오르막이 시작되는 저 아래 끝에 서있다고 생각했다. 누가 들으면 욕심쟁이에 작은 것에 만족할 줄 모르는 인간이라고 오해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인생 자체가 오르막이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려면 그야말로 용쓰고 힘내야 하는 상태를 그냥 예민하게 느끼고 있었단 말이다. 한참 올라가도 오르막, 쉬면 내리막, 미끄럼틀 같이 미끄러운 것도 아닌데 올라가기도 쉬기도 힘든 그 상태를 항상 느끼며 긴장해야 했다.
이런저런 스트레스에 버티지 못할 때는 ‘에라이’ 엉덩이대고 미끄럼틀을 타건 말건 내려가고 싶은 적이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렇게 멈추고 내려가 봤자 또다시 오르막에 서있을 걸 알기에, 그냥 힘든 걸 즐기자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모두 다 마찬가지 일거다. 즐겁고 기쁜 순간은 잠시, 매번 이 끝이 어딘지도 모르고, 내가 어디로 가는지도 잘 모르고, 두 발 아니라 네 발로 기어서 올라가기는커녕 버티기도 해야 하고, 의지하고 잡을 믿을만한 줄도 없어서 휘청거린다. 정말 이럴 때 같이 옆에서 자신의 인생의 언덕을 오르고 있는 사람들과 서로 의지하며, 대화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로 힘듦을 잊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보면, 몸이 힘들 때보다 그 힘든 순간 마음을 나누고 대화를 나눌 옆에 같이 오르고 있는 이가 없을 때 나는 참 많이 힘들고 외로워했던 것 같다. 이제 그런 외로움마저도 견뎌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며 오르다 보면 같이 열심히 오르고 있는 이를 만날 것이고 외롭지 않을 거니까. 그리고 정말 주위를 둘러보니 나처럼 외롭게 열심히 오르고 있는 내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있더라.
그래서 살면서 주위를 둘러보라고 하는 건가...
서로 응원해주는 거 돈 드는 일도 아니고, 좋은 마음 말고는 정말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 세상에서 나눌 수 있는 가장 순수하고 예쁜 마음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