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1-01. 창업 결심의 중요성
"나도 카페나 해볼까?"
이 말은 부끄럽게도 내가 한 말이었다. 이 고백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하는 마음으로 창피함을 무릅쓰고 털어놓는다. 비록 그것이 내 치부라 할지라도.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쓰기로 한 목적이기 때문이다.
카페를 차리는 것은 내 오랜 숙원이었다. 음악다방 DJ로의 삶에 청춘을 바쳤던 나는 예순 살이 되면 음악 감상 카페를 차리겠노라고 공공연히 말하곤 했다. 60이 될 때까지 돈을 모아 카페를 차리겠다는 막연하고도 단순한 생각이었다. 그런데 60이 되기 훨씬 전에 카페 창업에 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20년 넘게 이어온 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나이 쉰을 넘긴 중년 남자가 새롭게 시작할 일은 그리 많지 않았다. 패기나 열정으로 덤벼들기에는 적은 나이가 아니었다. 경험과 지식으로 도전하기에도 만만찮은 제약이 수반되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따랐다. 깊은 고민의 날이 몇 달 동안 이어졌다. 바로 그 무렵에 카페 창업 제안을 받게 되었다. 먼 뒷날의 일로만 여기던 것에의 제안이 들어오자 생각은 급속도로 기울어졌다. 마침내 가족들 앞에서 결심을 꺼내놓았다.
“할 것이 없어. 카페나 해야 할 것 같아.”
시간이 지나 뒤돌아보는 그 순간은 두고두고 부끄러움으로 남게 되었다. 결연한 의지도, 뚜렷한 목표도, 열정도 없는 선언이었다. 단지 마땅히 할 일을 찾지 못해 준비도 제대로 되지 않은 일을 하겠다는 거였다. 그 사업이 제대로 될 리는 만무했다. 그로부터 몇 달 뒤에 오픈한 카페가 개업 초기 여러 시행착오와 표류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자명했다. 시작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엄밀히 따지면 나는 카페를 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는지 모른다.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망할 확률이 높았다고 봐야 한다. 카페를 시작하려는 사람으로서 스스로에 대한 신뢰가 약했다. 창업에 임하는 태도가 틀렸다. 카페 창업을 만만하게 본 것이다.
‘카페나’는 또 어떤가. 딱히 할 일을 찾지 못해 카페나 차려보자는 속내가 그대로 드러난 표현이다. 그런 마음으로 시작한 카페가 잘 될 리가 만무하지 않는가. ‘해볼까?’라는 말도 별반 다른 의미를 찾기 어렵다. 확신도, 열정도, 목표도 분명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작한 카페가 잘 될 것으로 기대한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었다.
고향 가서 농사나 지어볼까?
군대를 제대한 직후 고향을 떠나 서울 생활을 할 때가 있었다. 서울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한 달에 한 번 고향 사람들과 모임을 가졌다. 객지 생활에서의 고됨과 어려움을 달래기 위함이었다. 모임에는 서울 생활의 힘겨움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꼭 있었다.
“나도 고향 가서 농사나 지어볼까?”
객지 생활에서 지친 까닭에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 말을 실천에 옮기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경우 예외 없이 한 해를 다 보내기도 전에 농부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다시 객지행을 택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농사짓는 것을 만만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도 농사나 지어볼까?”라는 그들의 말속에서 이미 실패를 예감할 수 있었다.
그 말에서는 직업 전환에 따른 결연함도, 방향을 제시할 이정표도, 시련을 대비한 인내의 각오도 발견하기 어렵다. 단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성에 차지 않거나 힘든 탓에 도피형으로 선택한 농사일에서 성공하기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반대의 결과도 있었다. 후배 하나는 힘겨운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귀향을 선택했다. 부모님이 짓던 농사일을 물려받아 농부로서의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부농인으로의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저는 다른 거 말고 꼭 농사로 성공할 거예요."라고 우리에게 공언했다. 그는 결연한 의지를 갖고 있었고 목표도 확실했다.
말 한마디에 뭐 그리 거창한 의미를 갖다 붙이느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의 말은 대개 생각에서부터 시작되고 그것은 행동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앞에서도 밝힌 바 있듯이 어쩌면 나는 카페를 해서는 안 될 사람이었다. 적어도 정신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카페를 시작한 것이 분명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중에 누군가는 카페 창업을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카페나 해볼까?"가 아니라 "카페를 해야겠다"로 표현하도록 권하고 싶다. 카페뿐만 아니라 새롭게 시작하는 일, 모든 일은 바로 그 한 마디의 결의로부터 성패가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