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왜 이렇게 많아요?

<카페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1-06. 목표 수익을 위한 고객 수

by 이현웅

어떤 일이든 빠른 기간 내에 목표를 달성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 악기를 배우는 일, 업무를 위한 기술 습득 등 많은 분야에서 그럴 것이다. 카페 사업을 하려는 사람들도 예외가 아니다. 나도 그랬다. 짧은 기간 안에 투자금 회수를 기대했다.


무엇보다도 사업 초기에 손님이 많거나 수익을 많이 얻는다는 자체가 난센스일 확률이 높다. 브랜드의 힘을 과시하는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는 개업 초기부터 손님이 많을 수 있다. 하지만 들인 돈이 많기 때문에 투자금 회수의 시기도 그만큼 늦어진다. 결론적으로 사업 초기에 빠른 투자금 회수는 쉽지 않다.


쉽게 예를 들어보자. 카페에 1억 원을 투자한 경우이다. 순이익 월 300만 원의 카페가 1억 원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서는 3년이 걸린다. 어떤 사람은 카페를 넘길 때의 프리미엄을 생각하는데 확실하지 않은 것은 계산에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


한 달 순이익 300만 원을 이루기 위해서는 하루 평균 몇 명의 손님이 와야 할까? 3,500원의 평균 객단가로 계산했을 때 약 130명이 필요했다. 고급 재료를 쓰거나 디저트를 팔아 객단가를 5,000원으로 올려도 하루 평균 80명의 손님이 와야 월 300만 원의 순이익을 낼 수 있다.



손님이 내 카페로 올 거라는 착각


카페를 차리고 싶다는 인성씨의 상권 입지 분석은 이랬다. 해당 상권 거주 인구는 2만 6700여 명, 직장인 인은 8400여 명, 평균 유동 인구는 3200여 명이었다. 총인구 3만 8300여 명 중 카페를 찾을 가망 고객을 예상해보니 약 9000여 명쯤 됐다. 110명당 1명, 즉 하루에 80명이 카페에 오면 목표 수익 300만 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게 인성씨의 생각이었다.


얼핏 가능한 일처럼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9000명이라는 숫자는 어디까지나 가망 고객일 뿐이다. 그들이 매일 카페를 찾는 게 아닐 것은 자명하다. 9000명의 가망고객이 평균 주 1회 카페 방문을 한다고 가정해보면 하루 가망 고객은 1200명이 된다.


여기에서도 착각에 빠질 수 있다. 1200명 중 80명이 자신의 카페에 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해당 상권 지역에 카페가 몇 개 있는지 미리 조사했다면 그런 대책 없는 꿈을 꾸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인성씨의 카페가 있는 해당 상권 내에는 40개가 넘는 카페가 있다. 1일 가망 고객이 단지 수치상으로 공평하게 40개의 카페를 찾는다면 인성씨의 카페를 찾는 사람은 하루에 30명밖에 되지 않는다. 수치에 따른 상권분석의 결과로는 40개의 카페가 모두 문을 닫아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80명의 손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을 해야만 한다. 다른 카페와의 경쟁력에서 우위에 서지 않으면 버텨낼 수 없다. 단지 예쁜 인테리어, 맛있는 커피, 접근성, 친절함 등의 기본적인 것들로 경쟁하기에는 너무 냉엄한 시장이다.


내가 수요가 많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특정 마니아를 대상으로 음악 감상 카페를 운영하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그거다. 경쟁의 대열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다.


우울한 분석에 인성씨의 얼굴엔 그늘이 서렸다.


"꼭 카페 상권에 있는 사람들만 오는 건 아니지 않을까요? 거리가 멀어도 찾아오는 분들도 있지 않을까요?"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상권이 커진다 하여 가망고객 수가 늘어난다는 생각은 또 하나의 착각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우리는 분석을 해봤다. 가망 고객을 도시 전체로 확대했다.


우리가 거주하는 도시 인구 통계는 27만여 명이지만 실제로 거주하는 사람은 23만여 명이다. 도심의 카페를 방문하기 어려운 면 단위의 인구, 카페를 방문하기 어려운 노약자와 취약 계층 등을 제외하니 카페를 찾을 가망 고객 숫자는 6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460개 카페와 경쟁해야 하는 현실


그렇다면 우리 도시에는 몇 개의 카페가 있을까? 460개였다. 충격적인 숫자였다. 약간의 허수가 있다 하더라도 실로 놀라운 숫자였다. 6만여 명의 가망 고객이 평균 주 1회 카페를 방문한다고 가정했을 때 하루 평균 방문 숫자는 18명에 불과했다.


460개의 카페 중 목표 수익을 올리는 곳이 과연 몇 군데나 될까 궁금했다. 어느 카페에 가면 손님이 많고, 어느 카페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잘 된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그 소문의 대상인 카페는 과연 몇 군데나 될까? 열 군데? 스무 군데?


어쩌면 우리는 손님이 많다는 단 몇 군데의 카페 소문을 마치 대다수의 카페가 잘 되는 것처럼 착각에 빠졌던 것은 아닐까? 카페 개업식을 축하해주러 인사차 온 지인들을 카페 고객으로 생각한 것은 아닐까? 수억 원의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의 필수적인 손님 숫자에 현혹된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개인 카페로 성공할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프랜차이즈 카페를 하면 성공이 보장되는 것일까? 분명 커피를 찾는 수요는 존재하는데,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이 꿈꾸는 카페 주인으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을까?


카페를 열고 싶은 간절함으로 내게 조언을 구한 인성씨는 어깨가 처진 채 돌아갔다. 그의 사기를 너무 꺾어 놓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미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괜한 마음이었다. 며칠 후 인성씨로부터 연락이 왔다. 카페 사업을 위한 인테리어를 시작했다는 소식이었다.


오늘도 카페를 찾은 단골손님은 내게 물었다.


"카페 차리면 돈 벌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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