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맛있으면 된다고요?

<카페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1-9. 카페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한 것

by 이현웅

"커피가 맛있으면 손님 많이 와요."

"인테리어를 잘해야 해."

"주인이나 직원이 친절해야 해요."

"뷰가 좋아야지."


이런 말들은 카페를 차려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하는 것일 확률이 높다. 적어도 카페에서 몇 달만 일해본 사람이라도 저런 말을 쉽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저 요소들이 카페 성공을 위한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카페는 당연히 맛있어야 하고, 장식도 중요하고, 친절하고 분위기도 좋아야 한다. 하지만 정말 그런 요소들로 성공할 수만 있다면 당장 빚이라도 얻어서 카페를 차리라고 강권하고 싶다.



사업은 일반적 생각과 다른 경우가 많다


수년간 커피 공부를 한 커피 전문가가 운영하는 카페가 있다. 세계 각국의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그야말로 커피 박물관 같은 곳이다. 그 카페로부터 불과 몇십 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에 또 다른 카페가 있다. 그 카페 주인은 3개월 만에 바리스타 자격을 얻었다. 어느 카페에 손님이 더 많을까? 어리석은 질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3개월짜리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카페에 손님이 더 많다.


또 다른 경우도 있다. 접근성이 좋은 위치에, 많은 돈을 들여 인테리어를 한 큰 카페가 있다. 그 카페 뒷골목에 장식도 특별히 하지 않은 작은 카페가 있다. 포스에 찍힌 매출은 당연히 좋은 위치의 큰 카페가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카페 주인이 실제로 얻는 수익금은 반대로 작은 카페가 더 많은 경우이다.


이것을 특정한 몇 개의 카페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생각이 카페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는 독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 사례를 통해 알아야 할 것은, 접근성이나 인테리어, 커피 맛, 친절 등의 요소들이 카페 사업의 성공을 위한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접근성이 좋지 않은 뒷골목에 있어도, 인테리어에 많은 돈을 들이지 않아도, 특별히 커피가 맛있지 않은데도 손님이 많은 카페가 있다. 반면에 좋은 위치와 환경, 고급 인테리어와 커피의 맛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데도 손님이 많지 않은 카페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카페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한 것


카페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제부터 당신 스스로가 찾아내야 한다. 당신이 운영하는 카페가 존재하는 이유, 그 가치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


나 역시 내가 운영하는 카페가 존재하는 이유와 가치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했었다. 처음에는 초점을 잘 맞추지 못했다. 음악을 좋아하고 오랜 DJ 생활과 인터넷 음악방송의 경력을 앞세웠다. 우리의 가장 큰 무기인 음악으로 승부하면 무조건 성공할 수 있다는 자만이 있었다. 음악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전략은 성공하지 못했다. 일반 카페에 비해 음악 카페는 손익 분깃점 도달에 더 많은 기간이 필요하다. 그 점을 감안하더라도 카페의 특징이나 장점을 앞세운 전략은 성공적이 아니었다. 카페를 운영하면서 얻은 경험과 공부를 통해 알게 된 것이 있었다.


그것의 중심은 '언제나 손님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것인가?'여야 한다는 것이다. 손님들이 우리 카페에 오면 어떤 유익이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손님이 우리 카페에 왔다가 '돌아갈 때 무엇을 마음에 담고 갈 것'인가가 핵심이다.



거래인가, 관계인가


비즈니스에서 거래와 관계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유익을 얻는 주체가 다르다. 기업의 장점을 앞세운 것은 거래이고 고객이 얻을 유익을 생각하는 것은 관계이다. 카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거래가 아닌 관계 중심이어야 한다. 고객이 유익을 얻으면 카페는 자연히 유익을 얻는다.


이것은 반드시 손님 한 사람 한 사람과 직접적으로 관계를 형성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카페와 고객과의 관계이다. 물론 카페 주인으로서 손님 한 사람 한 사람과 직접적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면 좋지만 한계가 있다. 중요한 것은 손님이 카페에 왔다가 돌아갈 때 기분이 좋아야 한다. 그래야 다시 찾을 테니까.


고객과의 관계 형성은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운영에도 나타난다. 얼핏 보면 시설을 잘해놓고 그 브랜드만의 커피맛과 몇 가지 전략으로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손님들에게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심지어 주인은 없고 직원만 있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도 왜 그토록 손님이 많은 것일까?


그들의 마케팅 중심에는 고객이 있다. 단지 자기네 커피가 맛있다고 강조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다크 초콜릿 맛의 자기네 커피를 마시면 고객들이 행복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단지, 인테리어가 독특하다가 아니라 그것을 통해 고객이 얻는 유익을 앞세운다. 우울할 때 그 카페에 가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벽면의 컬러와 아늑한 조명 덕분이었다. 카페와 고객이 신뢰의 관계를 형성한 것이다. 그것이 눈에 보이는 것이든, 정서적이든, 문화적이든 고객의 입장에서 어떤 유익이 있느냐가 핵심이다.


할인이나 무료 혜택 등의 이벤트 등을 앞세운 공격적 마케팅은 고객의 지갑을 열게 하기 위한 것에 그친다. 비즈니스 차원의 거래이다. 하지만 고객의 정서적인 것을 고려한 인문학적 마케팅은 고객을 이해하고 좋은 신뢰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카페 성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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