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슬럼프를 입사 3년 차에 겪었다. 익숙해지기를 바랐던 신입의 초심을 잃었고 적응했다는 안도감과 권태로움이 함께 찾아왔다. 선배들에게 배우지 말아야 할 점에 대해서 배우자는 생각을 하며 지냈다. 당시의 경직되고 군대식 문화에 절여진 부서 분위기 속에서 흔히 '까라면 까'라는 이유로 행해지는 불합리가 많았다.
그중 가장 관심 가졌던 분야는 '감정조절'이다. 선배들은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후배들에게 화를 풀었다. 예전에는 운동장도 뛰게 했었고 벽 보고 서있으라는 말도 했었다는 말도 곁들이며 합리화하는 선배들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막내인 나로서는 항상 당하는 입장이었기에, 저렇게 되지 말아야겠다는 반발심을 가졌다.
'그렇게 배웠기에 똑같이 하는 거겠지'라고 이해하려 해 보았으나 우리는 족쇄에 묶인 코끼리가 아니었기에 그들은 편한 길을 선택했다고 결론지었다. 같은 부류의 선배가 되지 않으려면 편한 길을 가지 않아야 했다.
경력이 차고 하나, 둘 후배들이 들어온다. 100번 물어보면 101번 알려줄 것이고 절대 화내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다. 종종 예기치 못한 일을 겪을 때의 짜증이 후배들에게 향할 때도 절대 전가시키지 않으려 한다.
쉬운 길을 택하면 몸도 마음도 편할 것이다. 하지만 애써 외면하고 어려운 길을 걷는다. 다음 세대에는 내가 겪은 악순환을 끊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