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에서 특별 파견 대상 후보로 추천받았다. 부서마다 차출되는 인원 중에 나이가 가장 어렸고 직급도 낮았기에 면담 중에 어안이 벙벙했다. 다만 이어지는 말들에서 개인적인 생각들은 모두 걸러 들었다.
나의 상사는 전형적인 옛날 사람의 틀을 깨지 못한 사람으로, 툴툴대고 알아서 잘 딱 깔끔하게 맞춰주길 바라는 권위적인 리더다. 그리고 밑에서 들려오는 말들에는 귀를 닫은 채 자기 마음대로 부서를 주무르고 싶어한다. 옳은 말과 그럴듯한 의견들은 배제한 채 독단으로 운영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상처받아왔다. 그렇기에 큰 기대하지 않았다. 회사로부터 추천되었다는 소식을 알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다만 뒤이어 쓸데없는 말들은 내 마음을 날카롭게 긁었다.
당연히 나이가 가장 어리고 직급이 가장 낮기에 안될 것이라는 말과, 내일이 추천일인데 따로 말이 없으면 떨어진 줄 알아라는 말은 쓸데없이 내 마음을 긁었다. 정말 쓸데없었다. 그 속에서 내가 잘한 점을 찾아내는 것은 나의 몫이었고 찾아내지 못하면 난 졸지에 불합격자로만 전락하게 될 것이었다.
성취는 무척 중요하다. 이어서 어떤 일을 계속하려고 할 때 성취감이 없고 무미건조하다는 말 그대로 일의 '맛'이 없다면 습관으로 이어지지 못한다. 그렇기에 멘토님께 성취에 대해서 가장 먼저 배웠다. 제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계속하지 못한다면 지치고 포기하게 된다. 우리는 실수하더라도 경험했기에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칭찬이 필요하다.
소식을 전해 들은 멘토님은 내가 상상했던 칭찬의 말씀들을 해주셨다. 당연스레 나의 성장을 칭찬해 주시고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는 말씀을 해주셨고 약간의 험담으로 마음을 달래주셨다. 당연한 일들이 당연하길 바라는 게 어려운 세상에서는 당연한 말들도 당연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 칭찬의 말씀 덕분에 남아있던 미련과 슬픔을 걷어낼 수 있었다.
비 온 뒤 맑아지는 하늘을 좋아한다. 청명한 하늘도 좋지만 구름 사이로 빛이 새어 들어오며 점점 밝아지는 모습을 보면 경이롭다. 삶과 닿아있다. 즐겁고 행복한 날들만 이어지기보다 견딜 수 있는 역경과 고난 속에서 피어나는 약간의 따스함이 좋다. 사랑하는 이의 품속에서 데워진 손난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