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처음 만난 사이예요.
처음이라 어색했지만 우린 금방 친해졌지요. 친구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서로 닮은 구석이 많았답니다. 일단 수줍음이 많아서 남들 앞에 나서길 싫어했어요. 하고 싶은 일은 혼자서라도 반드시 해내려고 하는 고집불통 성격도 닮았답니다. 신세 지기 싫어서 실패를 하더라도 혼자 하는 편이 나았거든요.
친구와는 말이 잘 통했어요.
좋아하는 계절도 봄과 가을이라니 저도 그렇거든요. 꽃이 많은 계절이라 봄이 가장 좋지만, 나무가 꽃이 되는 가을도 너무 사랑한답니다. 그 친구가 가을에도 슬쩍 날 찾아올 줄 알았는데, 가을엔 할 일이 많았나 봐요. 제비꽃 편지라도 오려나 했지만 소식은 없었어요. 아마도 작품을 구상하느라 쉬지는 않았을 거예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야생초가 돋아 났어요. 그중에서 작고 귀여운 제비꽃이 맨 먼저 봄맞이 걸작을 발표했네요. 섬세한 꽃잎 그림을 감상하다 보니 촘촘하게 꽃줄기가 셀 수도 없었어요. 송이송이 따라가며 설명을 듣다 보니 작년 보다 더 근사한 작품을 준비했더라고요.
여러분은 친구의 마음을 잘 받아 주는 편인가요?
저는 요즘 마음을 툭 터놓고 대화를 할 친구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어른이 되어도 마음이 넓어지는 건 쉽지 않아요. 아무도 받아주지 않아서 좀 화가 났었는데, 제비꽃의 작품을 감상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가서 심통 난 마음은 어디로 갔는지 잊어버렸답니다.
복잡한 용어로 강의를 하는 것도 아닌데, 자연을 만나면 배울 것이 많아서 전보다 똑똑해지는 것 같아요.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근사한 꽃다발을 받았으니 오늘 만큼은 저도 다정한 엄마가 되기로 마음먹었어요.
여러분은 이미 있는 그대로 멋진 작품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