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마리는 행복할까요?

꽃마리

by 무쌍

한동안 꽃이 없어서 저도 쉬었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는 휴식은 초콜릿처럼 달콤해서 웃음이 나오고, 뒤죽박죽 머릿속을 청소해서 더 똑똑해지는 기분이 든답니다. 여러분은 이 주말 연휴에 뭘 하시나요? 공부도 하고 밀린 놀이를 하고 계시겠지요.


저는 식탁을 식사시간을 제외하고는 책상으로 쓴답니다. 하루 중 절반을 그곳에서 보내지요. 아까부터 거실 바닥에서 뒹굴고 있는 아이가 내일 학교 갈 생각에 짜증이 나나 봐요. 이럴 땐 산책이 좋은데 같이 나볼까요?

하지만 저 혼자 나섰답니다. 밖에 나가는 것보다 손에 들고 있는 것이 더 재미있으니 어쩔 수 없지요.


하루 만에 길가 화단엔 초록 기운이 더 진해졌네요.

먼지가 뿌옇게 눈을 침침하게 하지만 그래도 자연이 주는 초록은 눈을 맑게 하는 것 같아요. 오늘은 야생화 중에서도 아주아주 작은 꽃 하나를 찾아보려고 해요. 뒷심이 좋아서 여름까지 피지만 지금은 꽃송이를 보기가 참 어렵답니다. 워낙 작거든요.

얼마나 작은지 상상해 보세요. 한글에서 '아이'에 다 들어가는 'ㅇ'보다도 작아요. 처음엔 분홍색 점이었다가 꽃잎이 펼쳐지면 한 하늘색이 된 답니다. 그래서 눈을 크게 뜨고 잘 살펴야 해요. 저는 잎을 먼저 찾고 꽃이 피었는지 살피지만, 처음부터 알아보기엔 난도 높은 편이에요.


꽃마리꽃 (2024.03.17)

은 꽃마리에게 묻고 싶네요. 이렇게 작은 꽃으로도 만족하는지, 행복한지 말이에요. 여러분도 부모님 보다는 작은 키지만 세상을 보는 마음은 더 솔직하고 다정하잖아요. 혹시라도 나이가 어리다고 무시당한 기분을 느낀 적이 있었다면, 그 상처를 준 사람이 부모님이라면 더욱 마음이 아팠을 거예요. 작다고 나쁜 것만 아니에요. 키가 작으면 작은 꽃을 더 빨리 찾을 수 있고, 작은 생명들과 더 가까이에서 인사를 할 수 있답니다.


왠지 꽃마리도 알 것 같아요.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라고요. 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해 주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걸요. 나중에 어른이 되어도 잊지 말았으면 해요. 우린 모두 소중한 존재라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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