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꽃이 없어서 저도 쉬었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는 휴식은 초콜릿처럼 달콤해서 웃음이 나오고, 뒤죽박죽 머릿속을 청소해서 더 똑똑해지는 기분이 든답니다. 여러분은 이 주말 연휴에 뭘 하시나요? 공부도 하고 밀린 놀이를 하고 계시겠지요.
저는 식탁을 식사시간을 제외하고는 책상으로 쓴답니다. 하루 중 절반을 그곳에서 보내지요. 아까부터 거실 바닥에서 뒹굴고 있는 아이가 내일 학교 갈 생각에 짜증이 나나 봐요. 이럴 땐 산책이 좋은데 같이 나가볼까요?
하지만 저 혼자 나섰답니다. 밖에 나가는 것보다 손에 들고 있는 것이 더 재미있으니 어쩔 수 없지요.
하루 만에 길가 화단엔 초록 기운이 더 진해졌네요.
먼지가 뿌옇게 눈을 침침하게 하지만 그래도 자연이 주는 초록은 눈을 맑게 하는 것 같아요. 오늘은 야생화 중에서도 아주아주 작은 꽃 하나를 찾아보려고 해요. 뒷심이 좋아서 여름까지 피지만 지금은 꽃송이를 보기가 참 어렵답니다. 워낙 작거든요.
얼마나 작은지 상상해 보세요. 한글에서 '아이'에 다 들어가는 'ㅇ'보다도 작아요. 처음엔 분홍색 점이었다가 꽃잎이 펼쳐지면 연한 하늘색이 된 답니다. 그래서 눈을 크게 뜨고 잘 살펴야 해요. 저는 잎을 먼저 찾고 꽃이 피었는지 살피지만, 처음부터 알아보기엔 난도 높은 편이에요.
작은 꽃마리에게 묻고 싶네요. 이렇게 작은 꽃으로도 만족하는지, 행복한지 말이에요. 여러분도 부모님 보다는 작은 키지만 세상을 보는 마음은 더 솔직하고 다정하잖아요. 혹시라도 나이가 어리다고 무시당한 기분을 느낀 적이 있었다면, 그 상처를 준 사람이 부모님이라면 더욱 마음이 아팠을 거예요. 작다고 나쁜 것만 아니에요. 키가 작으면 작은 꽃을 더 빨리 찾을 수 있고, 작은 생명들과 더 가까이에서 인사를 할 수 있답니다.
왠지 꽃마리도 알 것 같아요.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라고요. 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해 주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걸요. 나중에 어른이 되어도 잊지 말았으면 해요. 우린 모두 소중한 존재라는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