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화]
세잔과 고흐, 아비뇽 유수를 겪다...

생애 첫 감기가 만든 나비효과는...결국 행복이었다...

by MUSSMUSS


아비뇽에서...로마로 돌아가지 못하는 교황의 분노를 온몸으로 느낀다.

C’est la vie (세라비...이게 인생이지)를 깨달은 한 살...

프랑스 왕과 교황의 다툼...인간의 욕심이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든 이 곳은 아비뇽...




아비뇽은 생각보다 멋진 도시였다.

딸의 생애 첫 감기가 준 선물이라고 생각하니...딸에게는 미안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할 정도로...


구시가 아비뇽 성벽은 여전히 견고했고, 론 강 중간에 끊긴 생 베네제 다리 (Pont Saint-Benezet)는 오히려 론 강이 지중해로 평화롭게 흘러들어 가도록 설계된 듯 했다.

무엇보다 로마 바티칸이 아닌, 이 곳 아비뇽에서 보는 교황청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 나 : "내 딸아...14C 교황은 이 곳에서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지...한발한발 걸으며 생각해 보거라"- 딸 : "...........으아앙 (안아줘...)"


로마로 돌아가지 못하는 교황의 분노를 온몸으로 표현하듯, 아비뇽 성벽이 무너지라 통곡하는 딸...지나가는 프랑스인들이 “C’est la vie(세라비...그래 이게 인생이지)”라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역사, 특히 비극은 반복된다더니, 14세기의 교황이나 21세기의 1살 짜리나 자기 뜻대로 안 되면 일단 눕고 보는 모양이다.


- 주변 관광객 : "딸이 이 곳 역사를 아는 것 같아요...호호호호"

- 나 : "...........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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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뇽 교황청......로마로 가지 못하는 교황의 분노를 온몸으로 표현하듯, 아비뇽 성벽이 무너지라 통곡하는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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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가 두려워 결국 합의...최종 사랑의 포옹으로 마무리...




엑상 프로방스, 아를, 님, 아비뇽 같은 남프랑스의 도시 중에 꼭 하나를 가라면, 나는 고흐의 흔적이 남아 있는 "아를"을 고를 것이다. 반대로 하나를 빼라면, 나는 이쁜 상점이 많은 엑상 프로방스를 뺄 것이다...


그러나, 엑상 프로방스에도 잊지 못할 추억이 있다. 바로 "세잔의 아뜰리에..."

우리는 세잔의 아뜰리에에 너무 늦게 도착했다. 이미 닫혀 아무도 없는 아뜰리에 정원. 용기를 내어 문을 두드린다. 가능하면 안에서 사진이라도 찍고 싶었다. 할머니가 계셨다. 나는 뭐라도 얘기했다. 우리 프랑스 여행 이야기, 미술에 관심이 많다. 와이프는 화가다...할머니는 내 말을 그리 오래 들으시려 하지 않았다.


할머니 : "그냥 아이랑 천천히 봐요. 나도 여기 정리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니..."

나 : "아......네? 들어가도 되나요? 늦어서 죄송합니다...표는 어디서 사야할까요?"

할머니 : "그냥 봐요...오늘은 이미 끝났어요"


늦게 온 주제에 무료관람이라는 민폐를 끼치며...아뜰리에를 감상한다. 정원까지 충분히 즐기며...


할머니가 다시 오신다. 세잔 책상, 미술도구를 못 만지게 막은 펜스를 치우신다...

할머니 : "아참, 이건 사람이 많을 때만 필요할 거 같네요. 들어가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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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엑상 프로방스라는 도시를 못 잊게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건강하세요...




남프랑스 최애도시 아를...

원래 좋아하던 고흐를 더 좋아하게, 아니 사랑하게 만드는 도시이다.

사진만 봐도, 도시 생각, 그림 생각, 그리고 고흐는 무슨 생각을 했을 가를 상상하며 눈을 감게 된다.


요즘 도시, 관광 개발에 관심이 있는 나...개발이라는 표현이 거슬리지만, 아를은 이것을 참 잘 한 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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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과 퐁 뒤 가르, 그리고 마르세유 가는 기차에서 만난 아뜰리에를 운영하는 아주머니...너무 다 추억이 됐다. 아직도 남프랑스로 향하는 기차 자리까지 생각나는 것은, 깊고 좋은 추억이기 떄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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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감기로 시작된 남프랑스 여행은...결국 큰 행복이었다...


계획에 없었고, 기대를 안했기에...더 큰 기쁨과 행복이 된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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