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 방법을 모르겠다
남을 통제하려고하면 안되다는 말이 있듯, 내가 아닌 누군가를 통제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나를 통제하는 일이 쉬울까? 전혀 아니다. 오히려 나를 통제하는 일이 더 어렵다. 아니, 가장 어렵다.
'너 자신은 너인데 왜 그게 어렵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인간은 감정적이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한다.
하루에도 수십 번 감정기복이 찾아온다. 사소한 일에 걱정이 한가득이었다가도 해결되면 금새 행복함을 느낀다. 행복한 감정은 붙잡고 싶어도 오래 붙잡을 수 없으며 몇 분 이내에 갑자기 주체할 수 없는 동요를 느끼기도 한다. 감정적인 순간에는 이성도 함께 날아가버린다. 이성이 날아가는 순간 통제도 함께한다.
현재 느끼는 감정에 사로잡혀버린 나머지 그 감정상태에서는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없게 된다. 즉, 다른 일에 있어서의 통제를 잃어버린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는 음식을 먹을 때의 모습이다. 물론 사람마다 통제를 잃는 부분을 천차만별일테다. 일단 나는 먹는 순간 나에 대한 통제성을 잃어버린다. 천천히 먹어야하는데 먹는 속도를 도저히 늦출 수가 없다. 쉼없이 먹고 먹고 먹어도 부족한 느낌이 들어서 다른 음식을 가져와서 또 먹고의 반복이다. 그러고나면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아야지. 나는 나를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이야.'라고 머릿속으로 되새긴다. 하지만 다음번에도 결과는 마찬가지이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왜 나는 나 스스로도 통제하지 못하는 걸까. 그렇게 나에 대한 자책만 더 늘어난다. 나를 통제하지 못하는 순간이 반복될수록 점차 두려움이 쌓인다. 어떤 두려움? 나를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될까봐.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나를 다시 마주하는게 두렵다.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을 항상 그리면서도 그 모습이 되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내가 그리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부러워진다. 현재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는데부터 시작해야한다지만 인정하는 방법을 도무지 모르겠다. 말이 쉬워서 인정한다지만 실제로 그 속에서는 내 모습을 인정하지 못하는 내가 존재한다. 나는 나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방법을 모르겠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한다는 건 어떤걸까. 더 나아가 내 모습 그대로를 사랑한다는 건 어떤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