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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트 May 01. 2024

그저 지금의 감정에 취할래

"실망"이라는 단어 하나로 

지금껏 감정을 눌러왔던 날들이

그날의 감정에 충실하지 못했던

과거의 내가 미치도록 후회된다


속에서 벅차오르던 행복을 겉으로 들어내는 순간

그 사실이 아니게 되었을 때 도로 주울 수 없을거라는

일말의 두려움이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지 못하게했다


지속적으로 누르던 감정들은

온갖 하나로 뭉쳐져

이제는 어떤 감정인지도 구별하지 못하게 되어버렸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를 미루다보니

이제는 표현하는 방법을 잃어버렸다


확실해지고 나면 

모든 일이 정확해지고 나면

그때 다시 마주하자고 미루고 미루다

다시 그 감정을 불러내려고 했을 때는

이미 식어버리고 난 후였다


감정은 휘발성이 너무 커서

시간이 지날수록 희미해지며

원상태를 유지하고 있지 않는다

원래 느껴야했던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다시는 알지 못하는 채로

그렇게... 지나가버린다


그러니까 그냥 

기뻐할 수 있을 때 기뻐하라고

행복할 수 있을 때 행복하라고

나중에 어떻게 달라질지는 모르겠지만

자주 오지 않는 그 감정들을 

보내주지 말라고

붙잡아도 붙잡히지 않을테니

잠시 취했다가

깨면 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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